[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갖고 싶은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대세 배우'만이 가질 수 있다는 이 귀한 수식어를 안보현이 '그녀의 사생활'을 통해 획득했다. 넓은 어깨와 단단한 가슴, 여심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돋보이지만 그 속에 소년다운 천진난만함과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직진 순정을 품고 있는 남은기 역을 통해 안보현은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tvN '그녀의 사생활'에서 안보현은 전 유도 국가대표이자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남은기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처럼 자라온 성덕미(박민영)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다, 어느새 자신의 가슴에 자리잡은 감정이 사랑임을 뒤늦게 깨달은 남은기가 된 안보현은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삼각 로맨스'의 재미를 선사했다. 

안보현은 '태양의 후예' 알파팀 소속 임광남으로 시청자들에게 '발견'됐다. 모델로 활동하던 그는 '태양의 후예'로 배우로 눈도장을 찍은 후 거침없는 연기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별별 며느리', '연극이 끝난 후', '숨바꼭질', 영화 '히야', '막다른 골목의 추억' 등을 거쳐 '차세대 원톱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엑소 세훈과 함께한 웹무비 '독고 리와인드', tvN '드라마 스테이지-반야', '그녀의 사생활'까지 쉴 틈 없는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은기 캐릭터에 대해 안보현은 "최대한 안보현이 남은기가 되려고 노력했다. 뭔가를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실제로 저와 비슷한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남)은기를 연기하기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며 "오래 짝사랑을 해본 적은 없다는 건 나와 달랐다. 내가 연기하는 게 정답이다, 내가 연기하는 게 남은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운동을 했다는 것은 나와 같다. 누군가를 짝사랑 했을 때 '나 같아도 그렇게 했겠다'는 부분도 있었다. 성덕미와 남은기의 상황일 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면 은기처럼 반대로 행동하고, 퉁명스럽게 굴고, 고백은 망설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은기가 될 수 있어 행복했다는 안보현은 "아쉬움이 많다면 많을 수도 있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성덕미를 향한 브레이크 없는 애정공세와 때로는 아이같은 철없는 행동으로 '은기새끼'라는 애칭을 얻기도 한 안보현은 "'은기새끼'로 너무 행복했다. 질타도 받았지만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우로서는 은기에게 마지막까지 해피엔딩을 주고 싶었다. 짠내나는 결말보다는 그가 우정도 지키고, 가족과도 행복한 결말이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사생활'은 모델 출신 배우인 김재욱과 안보현이 큰 스토리를 이끌어 나갔다. 모델에서 배우로 훌륭하게 자리매김한 선배인 김재욱을 보며 배우는 것도 많았다는 안보현은 "사실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지는 않아서 아쉽다. (김)재욱 형이 모델 출신이시라 더 우러러 보게 하는 존경심이 들었다. 제가 실제로도 존경하는 분이었다"며 "붙는 장면은 많이 없었지만 반갑고 좋았다. 남자다우신데 또 섬세하신 면도 있었다. 생일까지 챙겨주셔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후배 안보현에게 김재욱은 '늘 배려를 해주는 선배'였다. 안보현은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면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신 선배였다. 늘 저를 배려해주셨다. 겸손하고 멋있는 분이었다"고 김재욱에게 고마워했다. 

'그녀의 사생활'은 '덕후'라는 팬들의 문화를 전면으로 내세운 로맨스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직장에서는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가 까칠한 상사 라이언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그녀의 사생활'은 팬덤을 아는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의 재미를, 팬덤 문화가 생소한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누군가를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더 느끼게 됐다는 안보현은 "저희 팬들은 연기자 안보현보다 모델 안보현을 먼저 만나 지금까지 성장한 것을 다 본 친구들이다. 소녀 감성이라기 보다는 엄마의 마음으로 응원해주고 기죽을까봐 챙겨준다"며 "저도 사실 '덕질'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혹시 있었을지도 모르는 편견이 깨졌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심지어 덕질을 하고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제가 캠핑을 좋아하는데, 캠핑도 하나의 덕질 아니겠느냐"라며 "팬분들의 '덕질' 덕분에 제가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저를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고마워했다. 

안보현은 하반기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더욱 자주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각오다. '그녀의 사생활'이 배우 안보현을 또 한 번 성장시킨 계단이라는 안보현은 "제 목표가 말하는대로 이뤄지고 있다. 인생 그래프를 그렸을 때 제 생각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작품의 크기나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쉬지 않고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늘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