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60일, 지정생존자'가 미국 원작과는 다른 한국화된 스토리로 국내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이 60일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동명의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를 원작으로, 기본 설정을 가져오되 한국 실정에 맞는 로컬화를 거쳐 원작과 차별화된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스스로 원작 주인공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자부한 지진희는 "원작 드라마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 내가 잘 어울린다는 것은 주문 같은 것이다. 한국에서 한다면 꼭 하고 싶었다. 나이, 생김새, 분위기가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이 마음에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똑같은 얘기를 감독님께서 해주셔서다. '안목이 있으시구나' 생각했다. 대본을 봤을 때는 더욱 더 닮아있었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모습이 꽤 많이 닮아 있었다"고 수차례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진희가 연기한 박무진은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출신의 전직 환경부 장관이다. 정확하게 도출된 데이터만을 신뢰하는 과학자로, 권력의지가 없지만 갑작스럽게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리더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원작에서는 지정생존자인 주인공이 바로 대통령이 되지만, '60일, 지정생존자'에서는 헌법 승계 서열에 따라 박무진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다. 60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박무진이 국가적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는 지가 관전포인트다.

유종선PD는 "'미국과 한국의 헌법의 차이 때문에 어떻게 달라질까'가 시청자 분들에게 보내는 초대장인 것 같다. '현상유지'라는 챕터도 있다. 미국 드라마의 경우는 '내가 대통령같이 못할 것이 뭐가 있는가. 나야말로 대통령의 미덕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라는 캐릭터의 이야기가 풀려나간다면, 저희는 자기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출발하는 인물이다. '나는 리더의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는데, 상황 때문에 떠밀려왔다'는 것이다. 거기에 따라서 이야기 감정이나 흐름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제한 60일이 있다는 점에서 원작사가 흥미를 보였다고 들었다. 같지만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에서 착안할 수 있었다. 원작에 대한 부담이 있기 힘든 것이, 주요 설정과 캐릭터 대본이 같을 뿐이지 헌법에 맞추다 보면 독자 노선을 탈 수 밖에 없다. 비교해서 보는 재미를 시청자 분들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지진희는 "'원작과 차별성이 있을까,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화법이 달라서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에선 하나의 적이라면 우리나라는 다양하게 엮여 있는데 그런 부분을 훨씬 재밌게 작가님이 잘 써주셨다.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무진과 대립하는 오영석을 연기하는 이준혁은 "오영석의 매력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추상적인 인물이다. 대본을 보며 느끼는 것은 박무진이라는 캐릭터와의 관계성이 가장 흥미로웠다. 작품이 정치 이야기인 것보다도 박무진의 마음의 마음과 오영석의 마음이 영향을 받는 관계가 재밌게 느껴져서 그 점을 중심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대테러 분석관 한나경 역을 맡은 강한나는 "한나경은 침착하고 치밀하기보다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에서 7~8년 차로 열정과 뜨거움이 있는 친구다. 현장에 한 발 더 나아가는 친구다. 한나경에 대해 여러 풍파가 닥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힘에 대해 고민하며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무진과 대립하는 야당 대표 윤찬경 역을 맡은 배종옥은 "권력에 대한 견제가 제 정치 인생에 가장 중요한 가치다. 절대 권력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는 신념과 믿음이 있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저는 원작도 안봤다. '누구를 참고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윤찬경이라는 인물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PD는 "국회의사당 폭파 장면을 원작보다는 좀 더 자세히 보여드릴 예정인데,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의 순간에 사람들이 희망을 원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배우들이 이야기 속 60일 동안 삶에서 가장 격렬하게 절망적이고 희망을 원하는 시간을 살고 계신다. 이런 모습을 잘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1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