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진범'의 배우 송새벽. 제공|리틀빅픽처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영화 '진범'을 통해 도전하고 싶었고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송새벽이 '진범'(감독 고정욱, 제작 곰픽쳐스)에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낸다. 절망 속에서 아내가 없는 집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나약한 모습부터 진실을 마주하고 분노를 폭발한 후 이성적으로 변하는 면모까지. '진범'은 송새벽의 디테일하고 강렬한 연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영화 '마더'(2009)로 스크린에 데뷔한 송새벽은 이듬해 '방자전'(2010)으로 존재감을 발휘한 후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빙의'(2019) 등과 영화 '위험한 상견례'(2011) '7년의 밤'(2018) 등에 출연하며 '송새벽표 연기'를 구축해온 것. 그는 '진범'을 통해 또 한번 배우로서 도전한다.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범'의 개봉을 앞둔 송새벽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과 용의자 준성(오민석)의 아내 다연(유선)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

송새벽은 "시나리오를 처음에 받았을 때 '무슨 이런 대본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적이었다. 연극 한 편, 희곡을 보는 느낌이었다"라며 "인물의 감정 밀도, 사건의 템포와 구성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어 "옆집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옆집에서 지켜보는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거 출연하면 되게 힘들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 영화 '진범'의 배우 송새벽. 제공|리틀빅픽처스

송새벽은 '아내가 살해당했다'라는 '진범'의 설정 자체가 연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을 한 상태에서 아내가 살해를 당한다는 설정이 힘들었다"면서 "연기자로서 상상을 하면서, 몰입을 하면서 해야 하는 게 있기 때문에 그런 톤 자체가 부담이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각 때보다는 그런 느낌이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었다"고 강조했다.  

극 중 한순간에 아내의 살인사건 장소로 바뀐 집에 들어가 피를 닦아내는 장면에서는 울기도 했다고. 송새벽은 "아내의 피를 닦는 장면을 연기하는 게 조금 힘들었다. 굳어있는 피를 정리하는 게 애써 잊으려는 행동인데 그렇지 않은 감정을 지니고 있다"면서 "감독님이 컷을 하자마자 울었다. 눈물이 갑자기 확 나고 멈추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극 중 스토리의 시간 순서는 여러번 바뀐다. 시나리오에 맞춰 촬영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한 송새벽은 감정 연기를 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에 디테일하게 오버랩되는 신들이 많았다. 그래서 (흐름을) 쫓아가기 바빴다. '이렇게 쓰인 작품을 어떻게 표현하지?'라는 고민에 겨를이 없었다"면서 "감독님과 신마다 부여잡고 연기했던 것 같다. 연기자로서 따라기가 바빴지만 대본 자체가 너무 좋았다"고 거듭 밝혔다.

관객이 흐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사건이 오버랩되고 속도도 빠르다고 저도 느꼈다. 하지만 중반부에 가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초반의 빠른 템포가 나쁘지 않았다"며 "저는 만화책을 읽는 것도, 말도 느린 편이라서 관객분들은 더 빠르게 흐름을 읽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 영화 '진범'의 배우 송새벽. 제공|리틀빅픽처스

송새벽은 '나의 아저씨'에 이어 '빙의'까지 출연하며 드라마에 도전하고 있다.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드라마 일정에 "혼자 지레 겁을 먹었다"고 밝힌 송새벽은 "지금은 적응이라기보다는 예전보다 조금 나아진 느낌"이라고 웃었다.

연극에서 영화, 영화에서 드라마로 무대를 넓히면서 도전하는 캐릭터도 다양해졌다. 송새벽은 "예전에는 주로 코믹하거나 변태스러운 캐릭터 제안이 들어왔다. 지금은 다른 역할 제안을 주시니까 연기하는 게 더 재밌어진다"고 만족감을 드러내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진범'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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