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6년 자유계약 선발투수 가운데 데이비드 프라이스(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최대어' 요바니 가야르도(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알짜배기'로 평가 받는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알 아빌라 단장은 9일(이하 한국 시간) 텍사스와 토론토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앞서 "두 선수 모두 잡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 같은 상황에 놓인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가야르도는 이날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15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회까지 투구수 79개로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5-3 승리에 앞장섰다. 반면 프라이스는 7이닝 5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5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 중량감 차이로 프라이스에게 무게추가 쏠린 경기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가야르도가 토론토 타자들로부터 큰 스윙을 유도하면서 경기를 효율적으로 운용한 반면, 프라이스는 상대 작전에 휘말리면서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가야르도는 투심 패스트볼에 체인지업과 커터를 섞어 토론토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토론토 존 기븐스 감독은 경기 도중 인터뷰에서 "가야르도의 공이 매우 좋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덤비지 말고 차분하게 실투를 노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가야르도는 영리했다. 공략당하는 기미가 보이자 곧바로 패턴을 바꿨다. 가야르도는 2-0으로 앞선 4회 두 번째 상대한 타자들로부터 투심 패스트볼 위주 볼 배합이 읽히면서 1점을 내줬다.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에서 변화구 패턴으로 바꿨다. 커브-슬라이더 위주로 트로이 툴로위츠키와 저스틴 스모크를 각각 중견수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4-1로 앞선 5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선두 타자 러셀 마틴에게 패스트볼이 통타당해 2루타를 맞았다. 1사 3루에서 케빈 필라의 1타점 2루타로 연결된 공 역시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그러자 다시 변화구로 패턴을 바꿨다. 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로 벤 르비어를 1루 땅볼로 유도했다. 에스퀴엘 카레라에게는 변화구를 보여 주고,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2루 땅볼로 잡았다. 가야르도는 토론토 강타선을 5이닝 2실점으로 제압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프라이스는 달랐다. 패스트볼을 고집하다가 장타를 맞았다. 텍사스 타선의 작전에 제구가 흔들리는 장면도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프라이스는 5회와 7회 각각 로빈슨 치리노스(2점), 루그네서 오도어(1점)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공략당한 모든 공이 패스트볼이었다. 5개의 안타 가운데 델리노 드실즈(체인지업)를 제외한 4개가 패스트볼을 던지다 맞은 안타였다.

큰 경기 약세도 극복하지 못했다. 정규 시즌 보여 줬던 압도적인 투구 내용은 2회(삼진 3개)가 유일했다. 프라이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선발 5연패였다. 유일한 승리는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거둔 구원승이다. 프라이스는 이날 패배로 포스트시즌 선발 6연패와 함께 1승 6패 평균자책점 4.67이 됐다.

희비가 엇갈렸다. 수준급 선발투수를 노리는 팀의 최종 목표는 포스트시즌이다. 그러나 최대어로 평가 받는 프라이스가 큰 경기에서 부진하다는 사실은 선뜻 거액을 내놓기 망설이게 만든다. 반면 가야르도는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이어 오면서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높였다.

[사진] 가야르도-프라이스 ⓒ Gettyimages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