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엥?" 억울한 메시(가운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VAR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VAR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논란은 계속된다.

K리그는 VAR을 세계적 수준에서도 빠르게 도입했지만 최근 판정 논란으로 시끄럽다. VAR 도입으로 판정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판단'의 영역이 존재하는 이상, 판정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비단 한국 축구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축구의 본고장이라는 유럽과 남아메리카에서도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 VAR로도 갈리는 파울 판정: 폭발한 메시, 반박한 브라질

지난 6일 벌어진 K리그1 서울과 강원FC전에서 논란이 일었다. 후반 27분 조영욱의 득점 이전에 오스마르와 이현식이 엉켜넘어진 상황에서 그대로 인플레이가 선언됐다. 서울은 공격을 이어 가 동점에 성공했다. 강원 선수은 경기 뒤 판정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VAR을 진행하더라도 파울 판정이 항상 똑같이 내려지지 않는다. 몸으로 밀고 밀리는 상황에서 심판의 주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는 3일(한국 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코파아메리카 4강전에서 브라질에 0-2로 패했다. 

리오넬 메시는 경기 뒤 "코파 아메리카에서 당하는 괴롭힘에 지쳤다. VAR을 하지 않았다. 믿을 수가 없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뭔가 하길 바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후반 26분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다니 아우베스와 충돌해 넘어지는 장면, 후반 39분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아르투르 멜루와 부딪히는 장면과 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는 주장이다.

메시의 불만을 합당하게 보는 이도 있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히바우두는 "아르헨티나가 불평한 만한다"면서 "브라질은 지금 더 좋은 팀이다. 그러나 VAR 이후 2개의 PK가 아르헨에 주어졌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나는 VAR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해왔다. VAR로 이득을 얻는 건 심판이다"며 VAR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메시는 3위 결정전에서는 상대와 충돌하며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칠레전 퇴장 역시 가리 메델의 도발이 먼저 있었기에 억울했을 터. 메시는 3위 메달 수상식에 불참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파 아메리카는 브라질을 위한 대회였다. 우리는 이번 대회를 존중하지 않는다. 부패한 대회다. 심판들이 대회를 망쳤다. 우리가 결승에 오르는 걸 허용하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반면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도 있다. 바로 코파아메리카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선수들이다. 스페인 '마르카'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수비수 마르키뉴스는 "바르사에 있을 때 메시에게도 유리한 상황이 여러 번 벌어졌다. 대표팀에서도 그렇다. 나는 그가 심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판정이 때론 유리하게, 불리하게 내려지기도 한다는 현실을 짚은 말이다. 카세미루도 "입이 있는 사람들은 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한다"고 받아쳤다. VAR이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 마르키뉴스(왼쪽)와 메시

 "마치 지뢰밭" 핸드볼도 '판단'을 내려야 한다

K리그1 17라운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는 1-1로 마무리됐다. 후반 추가 시간 김신욱이 헤딩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 끝에 골이 취소됐다. 전북의 공격 전개 과정에서 김신욱의 손에 맞았다는 판정. VAR 과정이 길어지긴 했지만 정확한 판정이었다.

하지만 VAR이 모든 핸드볼 반칙의 논란을 잠재운 것은 아니다. 18라운드 FC서울과 울산 현대전에서 후반 32분 김태환이 크로스가 정현철에 발에 맞고 굴절된 위 김원식의 손에 맞았다. 당시 정동식 주심은 '굴절'을 이유로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평가회의에서는 '오심'으로 판단했다. 김원식의 동작에 고의성이 있었다는 것.

핸드볼을 둘러싼 논란은 유럽에서도 있다. VAR을 활용하더라도 핸드볼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막을 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잉글랜드는 지난 7일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3위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1-2로 패했다. 전반 33분 엘렌 화이트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득점을 터뜨렸다. 하지만 VAR 끝에 핸드볼 반칙이 선언돼 득점은 취소됐다. 리플레이상 수비 린다 셈브란트와 몸싸움을 벌이는 중이라 정확한 판단은 쉽지 않았다.

잉글랜드 필립 네빌 감독은 영국 정론지 '가디언',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 등 다수 매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핸드볼은 큰 문제다. 악몽같다. VAR이 있어도 지뢰밭이다. FIFA가 이번 대회를 마치고 규정에서 몇몇 단어를 고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자연스럽지 않은 동작, 실루엣 같은 단어에서 애매한 구석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정확히 모른다. 어떻게 일관성을 가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핸드볼 규정에서 개인적 해석의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 필립 네빌 감독

◆ 오프사이드 판정은 정확해졌다.

정확해진 것은 오프사이드 판정이다. 강원FC와 서울의 7라운드에서 명백한 오심이 발생한 사례를 제외하면, 논란에 섰던 판정들은 모두 정심으로 판단됐다. 앞서 언급한 서울-울산전에서도 후반 22분 황일수의 중거리 슛 득점 역시 주니오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골키퍼의 시야를 가렸다는 이유로 정당한 판정으로 내려졌다. 중계 리플레이 화면에선 근소했지만 주니오의 뒷발이 유상훈보다 앞선 위치였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22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 서울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나온 세징야의 득점도 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역시 세징야의 위치가 앞선 것이 VAR에 포착됐다.

핸드볼엔 불만을 제기한 네빌 감독도 오프사이드에 관해선 '절대적 규칙'이라며 인정했다. VAR이 오프사이드 상황에선 정확하다는 주장이다. 네빌 감독은 "미국전에서 화이트의 골이 취소됐을 땐, 발끝이든, 발이든, 팔이든 오프사이드였다. 논쟁할 수도 없었고 경기를 마친 뒤에 '오프사이드가 아니었어요'라고 말할 수도 없다. 모든 논란을 날려버린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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