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회 아쉬운 경기력으로 다시 100구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마에다 겐타
[스포티비뉴스=보스턴(미국), 고유라 기자] 올 시즌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선택 중 가장 큰 논란 중 하나가 바로 마에다 겐타(31)의 교체 시점이다. 비교적 잘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강판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마에다는 시즌 13일(한국시간)까지 18경기에서 101⅓이닝을 던지며 7승6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03으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결코 못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나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보다는 투수 교체 시점을 한두박자 빨리 가져가곤 했다. 마에다가 억울할 만한 경기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도 이유가 있었을지 모른다. 마에다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76구 이상 구간에서 성적이 유독 좋지 않았다. 마에다는 MLB 통산 1~25구 구간에서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703을 기록했다. 26~50구 구간은 0.662, 51~75구 구간은 0.635였다. 여기까지는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76~100구 구간의 피OPS는 0.730으로 껑충 뛴다. 100구 이상 기록은 0.753이었다. A급 투수의 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마에다는 75구 이상 구간에서도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7회 피OPS는 0.850에 이른다. 표본이 많지는 않으나 8회는 무려 1.850이다. 로버츠 감독과 다저스 수뇌부는 “마에다는 80구 이상, 그리고 경기 타자 세 번째 상대부터는 약하다”는 확실한 계산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마에다가 80구 남짓에서 위기에 빠질 때는 어김없이 교체다. 단순히 로버츠 감독의 결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마에다는 이 견고한 생각을 깨야 한다. 80구 이상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로버츠 감독의 마운드 방문 자체를 막아야 한다. 6회에도 피출루 없이 아웃카운트를 잡아가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구단도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13일 보스턴전에서 드러났듯이, 마에다는 아직 그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

이날 마에다는 5⅔이닝 동안 안타는 4개밖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그중 2개가 홈런이었다. 결국 3실점하고 다시 90구를 던지지 못한 채(87구)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은 마에다도 할 말이 없었다. 5회 이후 타구질이 투수에게는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판된 6회에는 베츠와 데버스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았다. 1사 후 마르티네스의 타구도 아웃은 됐지만 날카로웠다. 불안했다. 아직 1-3 상황, 2점 열세였다.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였다. 로버츠 감독은 불펜 승부수를 걸었다.

불펜이 7회 5점을 내주고 무너지는 바람에 이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누구도 마에다의 강판 시점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다. 마에다의 선입견 깨기 도전은 다음 경기에도 이어진다.

스포티비뉴스=보스턴(미국),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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