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일 성남 감독과 성남의 2019시즌 전반기 및 후반기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2부에서 올라온 12위 팀"으로 시즌을 시작한 성남FC는 22라운드 K리그1 9위에 올라 있다. 남기일 성남 감독 아래 탄탄한 수비(최소 실점 4위, 21실점)와 끈질긴 축구로 대구FC 안드레 감독과, 세징야(대구FC)에게 "수비가 끈끈하고,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라고 박수를 받았다. 

지난 25일 수원 삼성전 2-1 승리로 3연패를 끊고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남기일 감독과 성남의 전반기 판단과 후반기 성남이 그리는 목표, 그리고 궁극적으로 성남이 가야 할 길을 물었다. 

남기일 감독은 어떻게든 개선하려는 부족한 득점력, "2연승은 어려운데, 3연패는 쉽더라"는 진심, '성남은 재미없는 수비축구만 한다'는 팬들의 비판, '자자 사태'에 대한 진솔한 답변을 했다. 

▲ 수원 삼성전 2-1 결승 골에 남기일 감독이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활동적인 세리머니를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12위 팀에서 시작한 시즌"…안정적 수비-부족한 득점력

Q.시즌 시작 '2부에서 올라온 12위 팀'으로 준비했다. 지금(22라운드)까지 성남을 평가하면?

"스쿼드 상 다른 팀에 비해 좋지 않다. 1~2명이 빠지면 경기력이 좋지 않고 찬스 만드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1~2명이 빠져도 어린 선수들이 잘 커버해서 이길 때도 있고. 여전히 2부에서 올라온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선수들이 전주월드컵,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처음 뛰어 본 선수들이 많다. 경험이 부족해 원정에서 뛸 때 선수들에게 굉장히 기대되고 압박이 되는 순간들이었다. 경기력에 대해서 보완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해결해준다. 경기장에서 처음 뛰면서 선수들이 떨리는 것을 경험해야지 적응된다고 본다. 감독으로 해줄 수 없는 부분이다. 아쉽다. 그래도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똘똘 뭉쳐서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뛰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Q.골 결정력 부족이 가장 큰 고민일 텐데, 결정력은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다. 고충이 있을 것 같다.

"수비는 잘 만들 수 있다.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해왔고, 프로에서 한 경기 한 경기 할 때마다 준비해서 나갈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잘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공격은 같은 장면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인내가 필요하다. 매번 그 장면만 연습할 수 없다. 슈팅 타이밍, 패스 타이밍 등 여러 가지가 나온다. 훈련 때 워밍업부터 문전까지 가는 훈련을 많이 한다. 왼쪽에서, 가운데, 오른쪽에서 운동장 나눠서 상대방 진영까지 가는 훈련을 한다. 선수들이 실전에서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타고난 요소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압박을 주진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찬스를 살리지 못하긴 한다. 자신감을 가지게 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기다리면, 한 번씩은 번득이는 게 나온다. 그래서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Q.성남은 찬스를 못 만들진 않지만, 매번 1대 1 찬스에서 못 넣을 때 감독님 마음은 어떤가?

"가끔은 '저걸 못 넣나…충분히 넣을 수 있을 텐데. 저것만 넣었으면 우리가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은 한다. 그 선수가 그것만 못 넣었다고 그걸로 선수를 평가하긴 어렵다. 그 외에 잘한 요소가 분명 있다. 찬스까지 만들기 위해서 뛰는 거리 등이 선수를 대변해준다. 아쉽긴 하지만 훈련 때 연습한 게 나오면 '훈련을 잘 시켰구나' 생각한다. 완벽하게 앞에서 만든 건 좋은 장면이다. '또다시 이런 장면이 나오면 넣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반복해서 같은 상황에서 못 넣는다면 선수를 평가할 수는 있겠다."

▲ 리그 최강 전북 현대가 성남의 단단한 수비에 막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은 '텐백'으로 수비 축구만 한다?!"

Q.리그 10라운드 홈에서 전북 현대전에서 0-0 무승부. 어떤 팬은 "성남의 수비 축구로 성과를 낸 것을 '맨체스터 시티전 '텐백' 전술로 승점을 딴 EPL 하위권 팀'으로 비유하며 성과를 낸 것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다른 팬들은 "성남이 텐백으로 관중들을 지치게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팬분들이 보시는 게 정확하다. (전북전은) 텐백으로 수비 축구를 했다. 모든 분들이 저희 경기를 봤다고 하면 수비 축구를 했다고 하실 것이다. 하지만 수비만 한 게 아니고 공격적으로 더 준비를 했다. 라인을 최대한 하프라인까지 올렸다. 올려서 준비를 했는데, 상대가 롱볼을 때리다 보니까 라인이 밀렸다. 전북은 1대 1에 강하고, 김신욱 선수가 있어서 저희 골문 쪽으로 붙이면 저희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선수들 자체도 전북이랑 하니까 위축이 됐다. 그렇게 뒤로 밀렸다. 그래도 선수들은 최대한 라인을 올렸다고 생각한다. 보는 분들은 답답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준비 과정에서 공격에 집중했고, 선수들이 실점하더라고 공격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역량이 밀렸고, 수비적으로 어쩔 수 없이 내려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Q.감독님이 준비한 것과 팬들이 보는 축구의 차이가 있는 것에 괴리가 있을 것 같은데?

(전북전에) 치고받고 해보고 싶었다. 잘 되진 않았다. 그때 버틸 힘은 생겼다. 반면 전북전 이후 후유증이 컸다. "공격이 잘 되지 않아서 이후 4연패(상주 상무-강원 FC-울산 현대-FC서울) 했다고 생각한다. 질 때 지더라고 공격적으로 찬스를 많이 만들었으면 다음 경기에서 괜찮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Q.대구 안드레 감독, 세징야 등이 성남을 '색깔이 있는 팀', 수비 조직력이 뛰어나고, 어려운 팀이라고 평가하던데.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성남은?

"1부 와서 기복이 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목표한 것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중요한 건 선수에 맞게 전술을 짜고 상대방을 겨루고 어떤 색으로 나갈지가 중요하다. 공격적으로, 수비적으로 나갈 것인지부터. 모든 팀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쉽지 않다. 결국은 우리가 할 건 어떻게 상대에 대해 우리 축구를 할 것인지, 목표 닿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볼 소유를 더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뒤에서 하는 빌드업은 어느 정도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 문전까지도 어느 정도 간다. 수비적으로 지키는 것도 어느 정도 한다. 모든 팀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만 팬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한다." 

▲ 남기일 감독은 성남의 기본 축구 방식을 설정하고, 상대에 따라 전술 및 선수에 변화를 줘 대응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남기일의 축구: 상대를 분석하고, 디테일을 가미 

Q.시즌 초에 주장이지만, 서보민 선수를 과감하게 제외하셨고 어떤 요소를 선수 선발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상대를 분석하고 우리가 전술적으로 나왔을 때 어떤 선수가 가장 좋을지. 공격적으론 상대에 어떻게 데미지를 줄 수 있을지, 수비수이지만 볼을 가지고 나오면서 동료에서 오픈 선수를 만들어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기용한다. 꼭 필요한 선수면 나이를 상관하지 않고 기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한다. 승리하든 못하든 해야 하는 건 꼭 해야 한다." 

Q.U-22 쓸 수 있는 선수가, 김동현, 김소웅, 박태준, 이재원까지 많은 편인데요. 어떤 경기 콘셉트에 따라서 기용하는지?

"상대에 따라서 사이드에서 공격적으로 뛰는 선수, 가운데에서 공격적으로 나가는 선수를 돌아가면서 기용한다. 하지만 어린 선수여서 특정 경기장, 특정 팀에 처음 뛴 선수들이 있다. 기복이 있다. 한 경기 끝나고 회복이나 몸관리가 미숙하기도 하다. 번갈아 가면서 기회 주면서 어린 선수 찾아야, 팀에 도움이 되고 나중에 이적해도 팀에 금전적인 요소도 남는다. 아직은 경험치가 부족해서 더 키워야 하니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최근엔 이재원 선수가 컨디션이 좋아서 계속 투입하고 있다."

Q.최근 에델-공민현-김현성-이재원 공격 조합이 괜찮던데?

"거기에 최병찬 선수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각기 다른 장점이 있다. 이걸 잘  섞고 잘 만들어주면 좋은 조합이 될 수 있다. (Q.선수들에게 각각 어떤 움직임을 주문하는지?) 에델은 1대 1과 드리블로 밀고 나가는 걸 잘한다. 그걸 위해 공민현 선수가 공간을 만들어주고, 에델이 볼을 잡는다. 김현성 선수에게 깊이 들어가서 슈팅하든 등을 지고 볼을 내주든, 이재원은 좌우 움직임이 좋다. 서로 움직임을 맞춰서 가장 잘하는 플레이를 하게끔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 측면 수비수 박원재와 멀티 플레이어 이은범(사진) 영입으로 여름 이적 시장을 종료한 성남. ⓒ성남FC

◆ '자자 사태', 부족한 영입…남기일의 후반기 승부처

Q.후반기, 가장 중요한 11경기가 남았다. 상위 스플릿으로 올라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스플릿 나뉘기 전까지 11경기(33라운드)가 남았다. 저희의 목표는 4~5승이다. 10승~11승 해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위 스플릿, 잔류 미리 결정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11경기에 4~5승을 개인적으로 잡고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Q.일정상으로 23라운드 홈 상주전, 24라운드 원정 인천 유나이티드, 25라운드 원정 경남FC전이 중요한 것 같다.

"부상 선수들이 상주전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부상 없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최고의 스쿼드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저희보다 밑에 있는 팀에는 승점을 주지 않는 경기가 중요하다. 저희가 목표하는 게 있기 때문에 비기려고 축구하진 않을 것이다. 목표 방향대로 시즌 끝까지 밀고 나갈 것이다. 그땐 원하는 위치보다는 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이적 시장 마감이 26일이다. 결국 외국인 공격수 영입이 어려운 상황인가(해당 인터뷰는 25일 진행, 성남은 박원재-이은범 영입으로 여름 이적 시장 종료).

"구단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쉽지 않은 협상이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필요한 포지션에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데려오기 어려웠다. 아무나 데려올 수는 없다. 영상만 보고 데려오기엔 위험 부담이 컸다. 아는 선수, 눈여겨본 선수를 영입하려고 했는데 기다려달라는 게 협상이 지체됐다. 24일까지도 협상했지만, 그게 이뤄지지 않아서 아쉽다." 

Q.순위 경쟁할 제주 유나이티드-인천이 '폭풍 영입'을 했다. 부담되는 상황일 것 같다.

"선수들이 여름에 오면 기존 선수들과 조화가 중요하다. 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 좋은 것도 있지만, 좋지 않은 상황도 공존한다고 본다. 상대보다는 여전히 우리 팀만 보고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Q.'자자 케이스', 구단과 대화가 달라졌다든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보강에 대해서 이야기를 충분히 했나.

"그때는 자자 선수의 인성 때문에 제가 예민했다. 훈련하면서 선수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플레이 하려고 했다. 그런 것에 대해서 제가 얘기했던 것이다. 구단과 관계는 괜찮다. 사장님도 선수 영입도 감독이 원하는 대로 해주시려고 한다. 저보다 팀을 걱정하는 게 사장님이시다. 서로 생각의 차이는 있었지만, 처음 일하기 때문에 안 맞았던 것이다. 앞으로 맞춰가야 할 문제다. 지금은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성남,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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