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FC 정선호(8번)와 볼 경합하는 고교생 오현규(가운데 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대구, 이성필 기자] "저도 아쉬웠어요."

수원 삼성은 올해 1월 매탄고에 재학 중이던 오현규(18)와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2001년생 오현규의 1군 합류는 놀라운 일이었다. 고교생이 프로에 진출하기 쉽지 않은 여건에서 조기 프로행은 오현규의 가능성을 본 이임생 감독과 구단의 결단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많은 기회를 얻은 것은 아니다. 리그 7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상대팀이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FC서울, 강원FC, 대구FC 등 상위권 팀이나 다크호스로 꼽히는 팀들이다.

지난 4월 26일 포항전을 통해 데뷔했던 오현규는 5월 5일 서울과 슈퍼매치에도 등장했다. 18세 22일로 역대 네 번째 최연소 출전이었다.

30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3라운드 대구 원정 경기에 오현규는 애덤 타가트와 선발로 나섰다. 이임생 감독은 오현규를 타가트와 투톱으로 배치했다.

의지가 넘쳤던 오현규는 전반 6분 만에 경고를 받았다. 볼 경합 과정에서 뒤에 있던 김우석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김우석의 코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열심히 뛰면서 슈팅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이 감독은 23분 오현규를 벤치로 빼고 한의권을 투입했다. 풀이 죽은 오현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벤치에 앉았다. 수원 관계자는 "스스로도 쉽지 않다고 느낀 모양이다"고 전했다.

형님들은 오현규에게 프로의 세계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바그닝요와 타가트가 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오현규도 좋아는 했지만, 호탕하게 웃지는 못했다.

경기 뒤 만난 오현규는 "제가 파울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선수에게 미안하다. 점점 적응해 가고 있었는데 밖에서 보기에는 제가 많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저도 아쉬웠다"며 김우석에게 사과했다.

고개를 숙이며 자책한 오현규는 "그것은 스스로 정말 아쉬워서 그렇다"며 반성해야 하는 경기라고 말했다.

▲ 수원 삼성이 준프로계약을 맺은 오현규

오현규는 아직 매탄고에 재학 중이다. 고3이지만, 프로 조기 진출로 취업 걱정은 덜었다. 그래도 화성 클럽하우스에서는 매탄고 동기, 후배들과 숙식한다. 출퇴근하는 프로 형님들과는 다르다.

그는 "(형님들과) 함께 훈련한다. 방학이라 따로 학교는 가지 않는다. 훈련에 집중하기에 좋다. (학기 중에는) 학교에 가는 학생이라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수업일수를 다 채웠지만, 계속 등교하면서 학생다움을 보여주겠다는 오현규는 "방학이 끝나고 하반기에는 학교를 잘 다니겠다. 학생 신분이라는 것을 끝까지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방학이다. 그는 "훈련 준비 시간이 많고 축구에만 집중 가능하다. 스스로 자극을 많이 받고 있다. 더 잘해서 주전급으로 성장하고 싶다. 기회를 준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승리욕을 드러냈다.

선수단 내 경쟁부터 해야 하는 오현규다. 타가트는 대구전에 골을 넣으며 리그 5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바그닝요도 골맛을 봤고 출전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데얀도 날카롭다. 한의권도 스피드가 좋다.

그는 "타가트의 움직임이나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결정력 등을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 득점 기회를 오면 놓치지 않지 않나. 데얀은 연계 플레이가 좋고 경험이 많다"며 소중한 방학 동안 꼭 이 감독을 홀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대구,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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