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발투수 영입 악몽은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방출된 저스틴 헤일리(왼쪽)-퓨처스리그로 내려간 덱 맥과이어.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박성윤 기자] 마치 하나의 루틴 같은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발투수 문제는 해가 지나도 풀릴 줄 모른다. 삼성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4년째 '실패'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이전과 함께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 악몽은 시작됐다. 2016년 삼성이 영입한 외국인 선발투수는 웹스터와 벨레스터다. 두 투수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은 시즌 중반 플란데를 영입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2016년 외국인 선발투수 3명이 합작한 기록은 6승 13패 170이닝 투구 평균자책점 6.04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세 선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총합은 -0.37이다. 

WAR에서 말하는 대체 선수는 평균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선수, 쉽게 트레이드할 수 있는 선수, 많이 뛰면 뛸수록 팀 성적에 악영향을 끼치는 선수를 말한다. 대개 WAR -1에서 1사이에 있는 선수다. 2016년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는 많이 뛸수록 팀 성적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저 비용 외국인 선발투수 재크 페트릭과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앤서니 레나도를 영입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페트릭은 134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6.18을 기록했고 레나도는 부상에 이은 부진으로 무너지며 한 시즌 동안 49이닝만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6.80을 기록했다. 두 투수 WAR 총합은 -0.49다. 2016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지난해 상황은 조금 나았다. 2017년 메이저리그 로테이션을 돌던 팀 아델만이 꾸역꾸역 171이닝을 던지며 8승 12패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했다. 파트너 리살베르토 보니야는 168이닝을 던지며 7승 10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WAR 합은 4.58이다. 두 선수가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평균 이상의 외국인 투수 두 명의 존재는 삼성에 힘이 됐고, 2018년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5위 싸움을 했다.

올 시즌 상황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경기당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괴력투를 펼치던 저스틴 헤일리는 이미 방출됐다. 힘겹게 버티넌 덱 맥과이어는 부상으로 퓨처스리그에 내려갔다. 방출 이야기까지 돌았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4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삼성 김한수 감독은 "구단에 일임했다. 건강해지면 다시 1군에 부를지 고민할 것이다"고 말했다. 없는 선수 취급 또는 방출을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외국인 투수 1군 복귀를 고민할 정도로 현재 맥과이어는 삼성 전력에 크게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떠난 헤일리, 1군에 없는 맥과이어 두 투수 WAR 합은 0.77이다. 1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9위를 기록한 2016, 2017년 외국인 상황보다 아주 조금 낫다. 그래서일까. 2016년, 2017년 기록한 9위에 머물러있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1이상이 안 되는, 평균 이하의 투수들이다. 만족해서는 안 되는 수준이다.

단순히 외국인 투수 부진이라고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삼성은 4년 동안 재계약할 만한 외국인 투수를 한 명을 찾지 못했다. 충분히 책임 소재를 물을만한 일이다. 4년 동안 삼성이 건진 선수는 다린 러프뿐이다. 부진, 부상, 불운 어떤 이유가 됐건, 투수 쪽에서 단 한번도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남들만큼 하는 외국인 투수가 없다는 점은 삼성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이날 잠실구장을 방문한 한 야구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를 뱉었다. "KBO리그 스카우트들이 주목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 시장은 한정적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한정적인 자원'에서 그냥 뽑아와도 이렇게 안 터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과장이 섞인 우스갯소리였지만, 어느 정도 납득이 될 만한 씁쓸한 이야기였다.

스포티비뉴스 잠실,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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