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서예지. 제공|킹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배우 서예지가 공포영화 '암전'으로 강렬한 캐릭터를 또 한번 선보인다. 최근 출연한 드라마 '구해줘'(2017), '무법변호사'(2018) 등의 캐릭터와 비슷하지만 다른 결의 인물을 그려내 자신만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힌다. 특히 '암전'은 그의 치열한 노력이 담긴 작품이다.     

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암전'(감독 김진원, 제작 토닉프로젝트, 아이뉴컴퍼니)  개봉을 앞두고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서예지는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전작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암전'은 신인 감독이 상영금지된 공포영화의 실체를 찾아가며 마주한 사건을 그린 공포영화. 극 중 서예지는 최고의 공포영화를 만들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신인 감독 미정 역을 맡았다.

먼저 '암전'을 모두 두 번 봤다고 말한 서예지는 공포 장르이지만 연기한 자신은 울었다고 고백했다. "고생한 게 그대로 작품에 나왔다. '내가 저렇게 최선을 다했다'는 게 보여 눈물이 나더라"며 특히 기이한 존재를 마주한 뒤 온몸을 내던지는 연기를 펼친 마지막 장면을 꼽았다.  

"칼 들고 광기를 부리는 그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그 장면 하나를 찍는 시간이 길었는데 영화로 나왔을 때는 편집돼 눈물이 난 것도 있다.(웃음) 감독님이 그 장면을 '최고의 광기'라고 생각하시더라. 긴 호흡으로 연기하기 전 몰입을 하려 노력했던 과정도 생각났다."

▲ 영화 '암전'의 배우 서예지 스틸.
구르고, 달리고, 상대 배우인 진선규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액션도 선보인 서예지는 "무술팀이 시연을 보여줬는데 예상과 다르더라"고 당시 당황했던 상황을 회고하며 "그래도 열심히 했고 결과적으로 정말 생동감 있게 표현돼 박수쳤던 것 같다.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아무리 다치고 힘들어도, 잘 나온다면 당시 아픔을 잊게 되더라. 그 순간은 되게 아팠는데 '아픔 따위'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털털하게 말했다.

'암전'은 공포 영화이지만 소리 지르는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같은 맥락에서 "시나리오 읽고 궁금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밝힌 서예지는 "감독님과 얘기를 나눠봤더니 감독님 자체가 독특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 감독님과 제가, 놀라면 소리 지르지 않는 점도 비슷했다"고 웃었다.

또한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감독이 공포영화를 찍고 싶어한다'는 설정에 끌렸다"고 출연 계기를 구체적으로 덧붙였다. "공포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사람마다 어두운 면이 있는데 공포영화를 통해 그런 점이 더 밝게 나온다고 해야 할까, 공포영화를 통해 위로가 된다고 할까"라며 "진짜 무서웠던 작품은 '악마를 보았다'(2010)다. 그건 맨날 봐도 무섭고 진짜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취향을 드러냈다. 

서예지는 극 중 귀신 목소리도 연기하면서 "스스로 목을 조르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30년 만에 이런 연기를 해본 게 처음이다.(웃음) 귀신 목소리라는 게 한정적이지 않나. 감독님이 독특한 분이고 공포영화 마니아라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를 원했다.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목소리만을 냈다. 기침도 하고 실제 목을 조르면서도 했다. 아마 1시간 넘게 녹음을 했던 것 같은데 눈물이 나기도 하더라."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은 '구해줘'처럼 어두운 분위기의 '암전'에 출연하면서 또 다른 고충은 없었을까. 서예지는 작품의 영향을 받는다며 감정 조절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연기할 때는 조절이 가능한데 혼자 있을 땐 그러지 못한다"며 피부과에 가는 대신 취미로 수제 비누를 만든다고 웃으며 밝혔다. 

▲ 배우 서예지. 제공|킹엔터테인먼트

그런데도 강렬한 작품,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센 캐릭터'를 그리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웃으며 "하지만 모두 결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구해줘' 때는 너무 갇혀 있기만 하고 늘 울기만 한 인물이었다. 당차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약자 캐릭터다. 반면 '무법변호사'의 캐릭터는 정당성을 가지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인물이다. 당당하고 냉철한 점도 끌렸다. 어둡고 시크해보이는 건 같지만 모두 다 다르다. 지금 개봉을 앞둔 '양자물리학' 속 캐릭터도 그런 면이 있지만 차별점이 있다."

또한 "가지고 있는 목소리도 낮아 어두운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싫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미지와 목소리가 상충돼 작품을 선택할 때 고민이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서예지는 ""데뷔 할 때는 어린 나이라서 목소리가 준엄하다는 말을 더 많이 들어 그랬다"면서 "이젠 어느덧 서른이 됐다. 지금은 그냥 내려놨다. 이런 목소리 있는 여배우가 드물어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밝게 답했다.  

▲ 배우 서예지. 제공|킹엔터테인먼트

'암전'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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