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호텔에서 '호캉스'하듯 극장에서 '극캉스' 하세요."

기이한 역사를 상상력으로 풀었다. 배우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고창석부터 윤박 그리고 김슬기까지 개성 만점 배우들이 함께한 '광대들:풍문조작단'이 베일을 벗었다. 

13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감독 김주호·제작 영화사 심플렉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돼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꾼다는 팩션 사극. 세조실록에 기록된 기이한 현상들, 야사에서 모티프를 얻어 상상력을 가미했다.

시사회가 끝난 뒤 열린 간담회에는 김주호 감독을 비롯해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고창석, 김슬기, 윤박이 참여했다.

▲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풍문조작단을 이끄는 리더 덕호 역을 맡은 조진웅은 극중 와이어 액션, 말타기 등을 두고 "저를 들여올려주신 분들 감사하다. 저를 태운 말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앞으로 살을 빼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조진웅은 "대학다닐 때 풍물, 진도 북춤 등을 좋아했다. 그런 리듬을 상당히 즐겨 했다. 이번 영화 제목도 '광대들' 아닌가. 그걸 신명나게 풀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덕호가 광대 짓을 하고 재담을 부리는 장면이 있는데 . 연극 안한지 오래 됐는데도 그런 기운을 받은 것 같았다. 속으로 울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데뷔 29년 만에 첫 사극에 나왔다는 손현주는 한명회로 분했다. 한명회의 뾰족한 귀를 표현하기 위해 내내 실리콘으로 된 가짜 귀를 붙인 채 연기한 손현주는 "2시간 정도 걸린다. 가장 먼저 나와서 촬영을 준비했다"며 "2시간씩 붙이기 싫어서 3일간 붙이고 다니기도 했고, 길게는 일주일 동안 붙이고 다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광대들:풍문조작단'에서는 세조의 말을 듣는 한명회를 그린다. 앞에서 많은 분들이 한명회를 연기했지만 오광대를 캐스팅해 세조의 미담을 그린 분은 없었을 것"이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1990년대 사극을 하다가 말에 밟혀 발톱이 빠진 적이 있었다는 손현주는 "이번엔 말을 타고 불로 들어가라고 하더라. 시나리오엔 없었다. 이 일로 인해 트라우마가 없어진 것 같다. 앞으로 사극을 많이 할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영화 '봉오동 전투'에 독립군 역할로 깜짝 출연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박희순은 '광대들:풍문조작단'에서 세조 역을 맡았다. 그는 "'봉오동 전투'가 이 시기에 잘 맞게 잘 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간 간격이 있기 때문에 봉오동 보신 분들이 가족과 함께 '광대들'도 사랑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양대군에서 세조로 넘어가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집권 말기여서 병들어가는 모습을 그려야 했다. 병약한 모습을 그리기엔 그간 세조의 이미지가 컸다. 그 속에서도 강인함, 회한, 후회 등 여러가지 감정이 섞여있어야 했다"며 "아이러니한 상황, 어긋난 부성애를 더 보이고자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배우 고창석, 윤박, 김슬기 그리고 김민석은 조진웅과 함께 풍물조작단 광대패 5인조로 활약했다. 복무 중인 김민석만 이날 시사회에 빠졌다.

코믹한 분장과 설정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해낸 고창석은 "점심시간에 분장 안 지운 채로 식당에 가서 부끄러웠다. 지들은 깨끗했는데 저는 좀 그랬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처음엔 아니었는데 앞머리를 자르기에 그럼 그렇지 생각했다"며 현장에서도 웃음을 책임졌다. 이른바 '오줌싸개' 개그에 대해서도 "처음엔 1번이었다"고 항변하며 "바지만 1시간씩 찍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박은 "복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동생 스태프 선배 챙기는 두 형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주변을 잘 챙기고 내 것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챙기며 또래끼리도 힘을 얻었다. 감사한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슬기는 "선배님들이 항상 맛있는 것 사주시고, 회식장소 알아보는 재미로 현장에 다녔다. 맛있는 것 먹고 힘들 때는 창석 선배님이 힙합 음악을 틀어주셨다. 흥을 올리며 준비한 기억이 난다"면서 "사극이 어려울 수 있는데 '광대들'로 시작해서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연출자 김주호 감독은 2012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7년 만에 코믹한 색채의 팩션 사극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그는 세조를 위한 미담을 조작하는 광대들 이야기가 '가짜뉴스' 이슈를 연상시킨다는 평에 대해 "말씀하신 사회적 이슈들이 저희 영화와 관련지어 이야기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어떤 이슈를 겨냥해 영화를 만든다는 게 불가능하다. 지금 어떤 이슈에 분노해 영화를 만들면 2~3년 뒤에 영화가 나온다. 그 이슈가 그때까지 살아있는 일은 잘 벌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주호 감독은 "저희 영화가 역사의 속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권력자가 자신과 관련된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고 숨기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 후대의 이미지가 생긴다"며 "시대, 고금을 막론하고 계속 있어왔다고 생각이 든다. 이 시기 이런 문제가 있으니 영화를 만들어 보여주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창작자라면 생명력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희순은 "요즘 호텔 가는 호캉스를 하시지 않나. 극장에서 극캉스하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관객의 기대와 관심을 당부했다.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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