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슨. ⓒ곽혜미 기자
▲ 윌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LG는 가을 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30일 현재 66승1무55패로 여유 있는 4위에 올라 있다.

포스트시즌의 무게감은 정규 시즌과 비교할 수 없다. 매우 작은 틈이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현미경 분석을 통해 드러난 약점은 상대 팀의 집요한 공략을 받게 된다. 그 틈을 줄이는 것이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LG 에이스는 윌슨이다.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다고는 해도 윌슨 정도의 구위와 경험을 가진 투수를 찾기는 어렵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가장 먼저 등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윌슨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약점이 한 가지 있다. 슬라이드 스텝(퀵 모션)에 능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윌슨은 올 시즌 18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도루를 잡아낸 것은 3차례에 불과하다. 1위는 언더핸드스로 투수인 SK 박종훈(24개)이다.

박종훈은 투구폼이 언더핸드스로 투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통파 투수인 윌슨의 슬라이드 스텝은 분명 문제를 안고 있다.

투구 동작에서 왼 다리를 드는 시간이 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주자가 나가면 왼 다리 드는 것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맘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포스트시즌에선 주자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 쉽게 2루를 내줘서는 좋은 야구를 하기 어렵다.

게다가 LG 주전 포수 유강남은 올 시즌 도루 저지율이 좋지 못하다. 도루 저지율이 기준이 되는 3할에 미치지 못하는 0.234를 기록 중이다. 투수의 도움이 없이는 1루 주자를 묶어 놓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A구단 전력분석원은 "윌슨이 퀵 모션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건 이제 모든 팀들이 파악해 낸 단점이다. 최근 들어 주자가 1루에 나가면 피안타율 등이 상승하고 있다. 약점을 인식하게 되며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윌슨을 상대하는 팀들은 앞으로 그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많은 힘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결책은 하나다. 지금이라도 윌슨 스스로 해법을 찾는 것뿐이다. 자신의 폼이 갖고 있는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LG 포수 이성우는 "윌슨도 자신의 퀵 모션이 느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슬라이드 스텝을 짧고 빠르게 해 보려고도 하고 1루 견제를 많이 해 주자를 묶어 두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을 야구까지 이제 남은 기간은 한 달 정도. 몸에 배어 버린 버릇을 고치기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윌슨은 남은 시간 동안 단점을 고칠 수 있을까. 아무 대책 없이 포스트시즌을 맞이한다면 LG엔 큰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다.

윌슨이 단순히 좋은 구위만이 아닌 결점이 적은 투수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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