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SK 문승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문승원(30·SK)이 한 뼘 자란 자신의 기량을 과시하며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왜 그 많은 지도자들이 문승원을 눈여겨봤는지, 이제는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

문승원은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10번째 승리를 거뒀다. 팀 4연패를 끊는 호투라는 점에서 기쁨이 두 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승을 기록하고 있던 문승원은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종전 2018년 8승) 기록을 넘어선 상태였다. 이제 1승만 더하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 여기에 팀으로서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SK는 전날까지 4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시즌 두 번째로, 시즌 최장 기간 연패이기도 했다. 2위 두산의 추격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반드시 연패에서 탈출해야 했다.

선발의 어깨가 무거웠다. 초반에는 투구 수가 많아져 고전하는 듯했다. 특히 1회에는 1루수 남태혁과 우익수 한동민의 실책성 플레이까지 있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2회 무사 1루, 3회 2사 1루 위기를 넘긴 뒤 오히려 어깨가 가벼워졌다. 템포에는 거침이 없었고 삼성 타자들의 공격성을 힘으로 이겨내며 순항했다. 

문승원은 경기 후 "5회에 100개를 던지더라도 5회까지는 점수를 주지 말자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시작부터 끝까지 전력 투구였다. 최고 148㎞에 이르는 패스트볼, 그리고 최고 140㎞대 초반을 찍은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성 타자들을 맞혀 잡는 피칭을 했다. 투구 수는 갈수록 줄어들었고, 결국 6이닝 무실점의 좋은 성과와 함께 경기를 마무리했다. 문승원이 6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6월 22일 두산전 이후 처음이었다.

SK는 2회 나주환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것을 제외하면 타선이 침묵했다. 3회부터 8회까지 단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불안한 리드였다. 그러나 문승원이 6회까지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그 덕에 2점 리드를 안은 채 필승조를 가동할 수 있었다. 문승원은 이 중요한 경기에서 언제든지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생애 첫 10승을 거둔 날 팬들 앞에 증명한 또 하나의 성과다.

문승원은 10승 달성에 대해 "연패를 끊고 10승도 하고, 팀도 80승 고지를 밟았다. 최고의 날"이라고 웃으면서 입단 후 그간 자신을 지도했던 인물들의 이름을 하나씩 꺼냈다. 문승원은 "모든 지도자님들에게 감사하다. 나를 좋게 봐 주셨고, 경기에도 기용해주셨다. 그분들 덕에 내가 오늘 10승을 할 수 있었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