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호주의 제29회 WBSC 기장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31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한국 선발투수 허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 부산,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기장, 박대현 기자] 관중석에서 "저 투수 누구야"라는 말이 나왔다.

한국은 안방에서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허윤동(18, 유신고)은 고개를 들 만했다. 눈부신 탈삼진 능력을 증명했다.

허윤동은 31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 호주와 B조 예선 2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5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눈부신 'KKK 쇼'를 보였다. 삼진을 10개나 뺏었다. 구위로 호주 타선을 눌렀다. 공 하나를 넣고 뺄 줄 아는 투수였다.

하이 패스트볼이 일품이었다. 구속은 140km 중반에 그쳤지만 볼끝이 좋아 체감 속도가 그보다 빨랐다. 한가운데 또는 바깥쪽 높은 빠른 공에 호주 타자들이 연이어 배트를 헛돌렸다.

허윤동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노린 건 아니었다. 경기에 앞서 (포수 강현우와) 딱히 얘기를 맞추지 않았다. (공을 던지면서) 높은 패스트볼이 잘 먹히는 것 같아 비율을 늘렸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던졌다. 공이 나쁘지 않았다. 그게 (탈삼진을 많이 기록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2회가 백미였다. 코너 마일스와 솔로몬 맥과이어, 리암 맥컬럼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일스에게 던진 2구와 5구가 인상적이었다. 볼카운트 0-1에서 포수 미트 한가운데 높은 패스트볼을 뿌렸다. 시속 141km로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마일스 방망이가 헛돌았다.

5구째도 똑같은 코스, 구종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마일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맥과이어, 맥컬럼을 모두 3구 삼진으로 잡았다. 1회 리암 맥도날드까지 고려하면 4연속 삼진.

야수들 체력 관리에 큰 도움을 줬다.

선발투수 호투에도 한국은 영패했다. 호주에 0-1로 졌다. 허윤동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주엽도 2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 응집력이 아쉬웠다.

허윤동은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따라 줘 아쉽다. 평소보다 선수단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제 컨디션이라면) 안했을 실책이나 찬스 때 무위에 그친 점 등 자기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 부름을 받았다.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사자 유니폼을 입었다.

안정된 제구와 큰 경기에서도 자기 공을 던지는 두둑한 배짱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올해 11승 2패 평균자책점 1.03을 챙겼다. 나무랄 데 없는 '숫자'도 가점 요소였다.

허윤동은 "얼른 1군에 진입해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구속을 늘리는 게 올겨울 목표다. 시속 5km 정도 증가를 꾀하고 있다. (패스트볼을) 147km로 맞추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 팀 전 경기는 스포티비(SPOTV)와 스포티비2(SPOTV2), 스포티비 플러스(SPOTV+)에서 생중계된다. 온라인 스포츠 플랫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도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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