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권혁은 31일 잠실 삼성전에서 무려 1185일 만에 값진 세이브를 올렸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이재국 기자] 관록이 나온 투구였다. 베테랑이 쓸모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두산 권혁(36)이 무려 1185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팀의 선두 추격에 힘을 보탰다.

권혁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삼성전에서 5-3으로 앞선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긴급 구원등판했다. 앞서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투수 윤명준이 선두타자 맥 윌리엄슨을 빗맞은 3루선상 내야안타로 출루시킨 뒤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상황이었다.

이날은 김태형 감독이 마무리투수 이형범에게 일찌감치 휴식일로 지정해 등판할 수 없는 처지. 타석엔 이날 3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타격감이 좋은 좌타자 이학주가 들어섰다. 결국 김 감독은 여기서 좌완 권혁 카드를 빼들었다.

권혁은 마운드에 올라 연속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으며 공격적으로 나갔다. 이어 볼-파울-볼.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에 이학주의 방망이가 돌았다. 타구는 총알처럼 날아갔지만 권혁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윌림엄슨은 귀루를 하지 못하고 멈춰 섰고, 권혁은 곧바로 1루에 공을 던져 5-3 승리를 마무리했다. 공 6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순식간에 잡아냈다.

이로써 권혁은 세이브를 올렸다. 개인통산 32번째 세이브. 한화에서 ‘불꽃투혼’의 상징으로 통하던 2016년 6월 2일 대전 SK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무려 1185일 만에 맛보는 세이브였다. 한화에서 방출된 뒤 두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올해 5월 1일부터 정식선수로 등록된 권혁은 올 시즌 44경기에 등판해 2승2패 9홀드 끝에 세이브를 하나 추가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60(29.1이닝 15자책점). 팀이 필요할 때 프로 18년차 베테랑의 몫을 해내고 있는 권혁이다.

이로써 두산은 시즌 76승48패를 기록하면서 이날 인천에서 LG에 패한 선두 SK를 3.5게임차로 추격하게 됐다. 이제는 1위 싸움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좁혀졌다. 양팀의 맞대결이 3경기 남아 있어 두산으로서는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날 힘든 상황에서 마무리를 한 권혁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이형범이 쉬는 날인데 윤명준과 권혁이 잘 마무리해줬다"며 흡족해 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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