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터커가 8월31일 광주 롯데전 4회말 투런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야구 팬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 주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쓰는 표현이 한 가지 있다. "빨리 여권 챙겨라."

KIA 외국인 타자 터커도 자주 듣는 소리다. 헤즐베이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터커는 79경기에서 타율 0.312를 기록하며 한국 야구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발이 대단히 빠른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도 인상적이다.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 때문에 수준급 야수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 한국 야구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터커의 존재감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터커의 성적에서 아쉬운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타력이 그것이다.

터커의 장타율을 0.490에 머물러 있다. 홈런도 8개를 치는 데 그치고 있다. 외국인 타자로서는 부족한 성적이다.

8월31일 광주 롯데전은 터커가 어떤 타격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 준 한판이었다.

1회에만 2점을 뺏긴 KIA는 1회말과 2회말에 1점씩을 따라붙었다. 이어 터커가 2-2 동점이던 4회말 중월 투런 홈런을 치며 단박에 승기를 잡았다. 모든 팀들이 외국인 타자에게 원하는 그 장면을 터커가 보여 줬다.

특히 KIA는 터커의 큰 것 한 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팀 내에 그 이상의 파워를 보여 줄 수 있는 타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KIA는 현 시점에서 30홈런 언저리를 쳐 줄 수 있는 거포가 전무한 상황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최형우가 4번 타자를 맡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장타력은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형우는 KIA 이적 후 단 한 차례도 30개 이상의 홈런을 치지 못했다. 공인구 반발력이 떨어지기 전에도 25개 언저리에 머물렀다. 올 시즌엔 15개에 불과하다.

매년 장타율이 떨어지고 있어 내년 시즌에 대폭 홈런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터커에게 보다 많은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다.

KIA는 현재 팀 구성상 빠르고 정교한 야구를 추구하는 것이 빠른 길이다. 큰 것으로 점수를 낼 수 있는 선수가 절대 부족하다. 그렇다고 빠르고 정교한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채울 수는 없다.

그 빈자리를 외국인 타자가 메꿔 줘야 한다. 터커에게 보다 많은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것이 아니라면 실패에 대한 부담을 안고 거포형 타자를 새로 구해 와야 한다.   

터커는 분명 성공적으로 KBO리그에 적응했다. 하지만 장타력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 있다. 터커와 재계약을 한다 하더라도 홈런에 대한 갈증은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KIA는 실제로 터커의 여권을 회수(?)하려고 나설까. 재계약을 한다면 터커는 또 어떤 야구를 보여 줄까. KIA의 결정과 그 결정이 팀 성적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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