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 이상의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백승건은 최근 템포까지 빨라지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2019년 신인드래프트 지역 연고 1차 지명에서 인천고 출신 백승건(19)을 얻었다. 경기 운영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아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19년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미래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그런 백승건은 실력에 약간이 운까지 따른 2019년을 보내고 있다. 백승건은 8월까지 시즌 13경기에서 17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70일이나 1군에 머물렀다. 1군에서 가능성도 뚜렷하게 확인했다. 구속은 더 올랐고, 기대했던 대담한 경기 운영도 돋보인다. 

백승건은 “운이 좋았다”고 2019년을 정리한다. SK는 신인 선수들을 되도록 준비된 상태에서 쓰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1군 마운드가 워낙 탄탄해 신인을 위한 자리가 마땅치 않다. 하지만 우연찮게 기회가 왔다. 2군 코칭스태프의 추천을 받아 1군 메이저투어를 하는 동안 갑자기 좌완에 결원이 생겼다. 1군과 동행하던 백승건이 기회를 얻었고, 백승건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근래 SK 순수 고졸신인 중 데뷔 시즌에 이렇게 많은 기회를 얻은 경우는 드물었다. 백승건도 “올해 1군에서 이렇게 많이 뛸 것이라 생각하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눈도장까지 찍은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염경엽 SK 감독은 만약 선발진에 결원이 생긴다면 대체 후보 중 하나로 백승건을 지목할 정도다.

발전의 연속이었다. 백승건은 지명 당시까지만 해도 “구속은 더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반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힘을 불리는 데 중점을 둔 이유다. 백승건은 “2군에 있을 때는 구속만 생각했다. 파워 트레이닝, 코어 운동, 가동성 운동에 중점을 뒀다”고 떠올렸다. 건장한 하드웨어는 빠른 성장을 도왔다. 백승건은 “2군에 올라와 첫 등판을 했는데 구속이 나도 모르게 많이 올라와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구속은 어느 정도 올라왔다. 이제는 다른 업그레이드를 꿈꾼다. 백승건은 최근 2군행 당시 키킹 동작을 수정하는 데 열을 올렸다. 다리가 2루 쪽으로 돌아가는 단점이 있었는데 때문에 템포가 일정치 않았다. 백승건은 “몸을 꼬아서 다리를 더 안으로 넣으려고 한다. 공에 힘을 더 내고 싶었다”고 설명하면서 “템포가 빨라지면서 밸런스도 좋아졌다”고 만족했다.

염경엽 SK 감독도 백승건의 진화가 흡족하다. 염 감독은 “템포가 너무 루즈했는데 템포가 많이 빨라졌다.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염 감독은 엔트리 확대 이후에도 백승건을 계속 실험할 생각이다. 상대적으로 편한 상황에서 1~2이닝을 소화하게 하며 경험을 쌓게 해준다는 구상이다. 우완은 이원준, 좌완은 백승건이 이 자리에 들어간다. 경쟁이라면 경쟁이다.

사실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기대 이상의 신인 시즌이다. 백승건도 인정한다. 그래서 남은 시즌 목표는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 최대한 1군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다만 기록 하나를 새기고 싶은 욕심은 있다. 백승건은 “아직 승리나 홀드 등 기록이 하나도 없다”고 멋쩍게 웃으면서 “꼭 1승을 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의 경력에 첫 승리를 만들며 2019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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