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승호가 3일 잠실 두산전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감독도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경기였다. 언제든 두 번째 투수를 투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키움 선발 이승호는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중요한 두산전에서 귀중한 1승을 건졌다.

이승호는 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경기 전까지 2위 두산과 3위 키움의 승차는 2.5경기. 키움이 두산과 마지막 2연전을 모두 이긴다면 이후 승부는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만큼 첫 경기가 중요했다. 기선 제압을 하느냐 못하느냐 차이는 2차전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 경기를 키움이 잡았다. 키움은 5-2로 이겼다.

그 중심에 이승호가 있었다.

경기 전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승호가 두산전에 좋은 기록(2승, 평균자책점 3.32)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대는 하고 있다. 하지만 이승호는 기복이 있다. 오늘(3일)은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위기가 온다 싶으면 이른 교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우였다. 이승호는 제 몫을 다 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사실상 투 피치였다. 87개의 투구수 중 패스트볼이 49개로 53%를 차지했고 그다음으로 슬라이더를 20개 던졌다. 두 구종의 구사율이 79%나 됐다.

하지만 이 두 구종만으로도 이승호는 충분히 강했다. 6이닝을 던지는 동안 큰 위기는 없었다.

5회 2사 1, 2루가 최대의 위기였을 정도였다.

수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버텨 냈다는 것이 중요했다.

이날 선발 유격수로 나선 김혜성은 실책과 실책성 내야안타를 각각 1개씩 내줬다. 하지만 이승호는 이후 타자들을 잘 솎아 내며 야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다.

6회말 선두 타자 정수빈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고도 송구 실수로 내야안타를 만들어 줬지만 이승호는 더 강한 공을 던지며 후속 타자들을 막아 냈다.

다음 타자 오재일을 패스트볼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페르난데스는 좌익수 플라이로 막았다. 마지막 타자가 된 박건우는 유격수 땅볼로 솎아 냈다.

최고 구속은 144㎞에 그쳤지만 도망가지 않는 정면 승부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그리고 어쩌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한판이 될지 모르는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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