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자신을 '고 장자연 사건' 핵심 증언자라고 주장한 배우 윤지오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그는 '고 장자연 사건' 증언자로 나섰다가, 사기 및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 고발당한 상태.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지오에게) 수사 개시부터 현재까지 전화 또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수회에 걸쳐 출석요구를 했다”면서 “지난 7월23일부터 8월16일까지 정식으로 출석요구서를 작성해 3회에 걸쳐 카카오톡으로 전달하기도 했으나 입국 계획이 없다며 출석에 불응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 절차에 따라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통상 출석요구 3회 불응 시 체포영장을 신청한다. 이에 경찰은 윤지오가 계속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지명수배)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윤지오는 현재 캐나다에서 거주하고 있다.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은 배우 장자연이 지난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을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불거졌다. 당시 수사 결과 장자연이 지목한 이들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나 여러 의혹이 끊이질 않았고, 이에 조사단이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지난해 4월 2일부터 13개월 넘게 이 사건을 새롭게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고인의 동료였던 배우 윤지오가 장지연이 작성한 문건은 유서가 아니며, 자신이 문건에 적힌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봤고, 직접 장자연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했다고 밝혀 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윤지오는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 그리고 과거사 위원회 진상조사단 등에서 모두 16번의 증언을 이어나가며 목소리를 냈다. 그 과정에서 윤지오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10년 전부터 어떤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에 해외로 이사를 하며 도피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증언 이후 유튜브와 아프리카TV, 인스타그램 개인 방송을 통해 ‘생존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후원계좌를 개설해 후원금을 모았다. 특히 자신이 집필한 책 ‘13번째 증언’을 발간해 주목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지오가 경찰로부터 충분한 경호를 받았음에도 수차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서 모금하고 유족들의 동의 없이 고인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출간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증언의 신빙성과 고인의 사건을 영리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
윤지오와 지난 2018년께부터 인연을 맺었던 김수민 작가는 박훈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해 윤지오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면서 윤지오에 출국 금지를 요청했지만, 고소당한 다음 날 윤지오는 모친의 병간호 때문에 캐나다로 가야 한다며 급하게 출국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짓말이었다며 사실은 모친은 한국에 있다고 밝혀 대중의 의심을 샀다.
이에 박훈 변호사는 지난 4월, 윤지오에 대해 사기 혐의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윤지오가 경호비용·공익제보자 도움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모아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등의 주장이다.
또한 윤지오의 신변 보호를 위해 후원했던 439명은 지난 6월 윤지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속아서 낸 후원금을 돌려주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도 달라"고 주장했다. 소송금액은 3000여만원으로 알려졌다.
결국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규명하기 어렵다며 재수사 권고는 못한 채 종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핵심 증인인 윤지오의 진술 신빙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진상규명 작업이 추진력을 얻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당시 ‘장자연 사건’에 대한 13개월간의 조사 최종 결과를 하루 앞두고, 윤지오는 휴식을 갖겠다고 밝혔다. 윤지오는 "저는 이제 일정이 끝났어요.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잠시 가지려해요"라며 "절 미워하시든 응원하시든 모두 귀한 분들이시니 건강과 행복이 따르시길 기원하고 기도드려요. 다만 악한 일을 행한 자들은 반드시 처벌받고 그 후에 여생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매일 같이 기도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지오가 '고 장자연 사건'에 핵심 증인이라고 강하게 주장할 때와 달리,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누리꾼들은 그가 더욱 수상쩍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press@spotvnews.co.kr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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