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박병호가 3일 잠실 두산전서 8회 우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빅뱅' 박병호의 파워는 역시 두 말이 필요없었다. 여기에 노림수가 더해지니 그 결과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박병호는 3일 잠실 두산전 2-0으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두산 윤명준으로부터 우월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 홈런으로 시즌 30홈런을 완성하며 6년 연속 30홈런의 기록도 세웠다. 이승엽에 이은 두 번째 대기록이다.

흥미로운 것은 홈런을 친 볼카운트였다.

박병호는 볼카운트 3-0에서 홈런을 쳤다. 보통 3-0이 되면 공 하나를 고르는 것이 상식이다. 3-0나 3-1이나 크게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제구가 흔들리고 있는 투수를 상대로 함부로 덤볐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카운트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병호는 그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4번째 공을 놓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 공이 슬라이더였다는 점이다.

보통 3-0 카운트에서 하나를 노려칠 경우 99% 빠른 공을 노리기 마련이다.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잡기 가장 좋은 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겨 버렸다.

3-0에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은 대부분 그냥 보내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 상식을 뒤집어 버렸다. 윤명준의 시속 131㎞짜리 슬라이더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는 경기 후 "볼카운트가 3-0이었기 때문에 내게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생각했다. 변화구를 노려친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풍부한 경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보통의 파워가 아니면 3-0 카운트에서 들어오는 변화구를 받아쳐 담장을 넘기기 어렵다. 특히 구장이 잠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박병호의 노림수와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홈런이었다.  

이날의 홈런은 박병호가 왜 박병호인지를 증명한 한 방이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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