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리케(가운데), 모레노(오른쪽에서 두번째)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로베르토 모레노 스페인 축구 대표팀 감독이 루이스 엔리케가 돌아온다면 언제든 자리를 내주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지난 6월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았다. 엔리케 감독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지휘봉을 놨다. 급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이었다. 스페인은 혼란을 막기 위해 내부 승격을 선택했다. 코치로 엔리케를 보좌한 모레노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모레노는 감독 경험이 없었지만 당장 유로 2020 예선이 코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엔리케 감독의 사임 사유는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달 31일 딸 사나가 골육종으로 투병했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히면서 딸의 투병으로 지휘봉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리케를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모레노는 감독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6일(이하 한국 시간)과 9일 각각 루마니아, 페로제도를 상대로 유로 2020 예선을 치른다.

감독이 된 모레노는 엔리케가 돌아오겠다면 언제나 환영이며 감독 자리에서 바로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모레노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엔리케가 돌아오길 원한다면 물러나겠다. 옆으로 나와 엔리케와 함께 일하겠다"며 엔리케가 복귀할 경우 기꺼이 예전처럼 코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보통 감독의 경우 '사단' 개념 형태로 움직인다. 감독과 코치진이 한 팀을 이뤄 감독이 자리를 옮기면 코치들도 그 감독을 따라간다. 한국 대표팀 감독 파울루 벤투가 적절한 예로 벤투 감독이 자리를 옮기면 코치들도 따라 이동했고 현재 한국에 동행했다. 길게는 벤투 감독이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스포르팅부터, 짧게는 지난해부터 벤투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이처럼 이름값 있는 감독의 경우 대부분 자신의 사단을 이뤄 일을 한다.

모레노 역시 긴 시간 엔리케와 호흡을 맞췄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AS 로마,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셀타비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수석코치로 일하며 엔리케의 오른팔로 활약했다. 그리고 스페인 대표팀에도 동행했다. 엔리케가 가면 가고, 엔리케가 떠나면 떠났다.

모레노 감독은 "엔리케는 나의 친구다. 그 어떤 것보다 우리의 우정을 우선한다"며 엔리케와 관계를 강조하며 언제든 그를 두팔 벌려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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