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민규 단장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박성윤 기자] "선수들이 좋아하는 감독, 롯데에 맞는 감독 기준을 설정해서 찾을 것."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신임 단장이 4일 부산 사직구장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다. 3일 부임이 결정된 성 신임 단장은 이날 1군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진 뒤 상동에 있는 퓨처스리그 선수단까지 만났다. 이어 저녁에 열릴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포부를 밝혔다.

성 단장은 대구상고(현재 상원고)를 졸업하고 미국 네브라스카대학에서 유학했다. 프로야구단 단장과 감독을 목표로 전문성을 연마했다. 26세에 메이저리그 대표 구단인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정식 코치를 시작으로 꾸준히 승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역량 인정을 받은 그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컵스 환태평양 스카우트 슈퍼바이저를 지냈다.

다음은 성민규 신임 단장과 일문일답이다.

◆ 단장을 맡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3주 전에 롯데에서 연락이 왔다. 단장에 대한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관심있다고 말해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 사장님과 인터뷰를 했고, 열흘 전 쯤에 인터뷰를 한 번 더 했다. 확정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과정이 생각보다 길었다.

◆ 두 차례 인터뷰에서 본인이 강조한 내용은?

미국은 탱킹, 리빌딩 등으로 성적을 낸다. 한국에서는 맞지 않다. 5위까지 포스트시즌에 나간다. 한국은 트레이드가 원활하지 않다. 선수층이 부족하고 드래프트를 한다고 해서 좋은 선수들이 바로바로 나오지 않는다. 제가 감독이라도 6, 7위를 하고 있으면 5위 욕심이 날 것이다. 한국에서 리빌딩은 불가능하다. 나는 리모델링이라고 말씀드렸다.

좋은 코치를 구하고 좋은 감독을 구하는 프로세스를 말씀드렸다. 제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프로세스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이런 프로세스가 제가 떠나고 나서 유지가 된다면, 나중에는 계속 이길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 강팀이 되는 팀들을 보면 프로세스가 있었다.

◆ 나이 때문에 선임 때 '파격'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부담이 있을 것 같은데.

제 말 한 마디가 건방져 보이고 생각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부담감보다는 조심하고 겸손해야할 것 같다.

◆ 주변 평가는 선수 보강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야구는 프론트,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하는 것이다. 좋은 선수가 있어야 경기에서 이긴다. 좋은 선수 보강은 당연히 돼야 한다. 방법은 찾아야 한다. 트레이드 FA(자유 계약 선수)로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선수 영입은 준비가 필요하다. 2차 드래프트가 있다면 다른 9개 팀 선수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명단을 만들어서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를 찾아야 한다. 이런 것이 프로세스다.

◆ 4~5년 동안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특별하게 성과가 나지 않았다. 미국 네트워크 문제 지적도 있었다. 


성공할 수 있는 선수를 제가 가진 리포트를 갖고 영입은 할 수 있다. 삼성 저스틴 헤일리가 처음에 왔을 때 최고 외국인 투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외국인 선수는 변수가 있다. 제 네트워크로 성공할 수 있는 선수에 대한 확률은 높일 수 있다. 제 지인이 있는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등에서 실패 확률을 떨어뜨릴 수는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는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밖에서 봤던 롯데는?


야구장 오면 난리나는 팀. 인기 많고 팬층 두껍고 좋은 이미지였다. 경남 팜에서 좋은 선수들 많이 나왔다. 성적을 낼 수 있는 좋은 팀이다.

◆ 사직보다 상동을 자주 간다는 말을 했었다.

단장은 1군 경기를 매일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1군 감독이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릴 것이다. 육성 방안에 해답은 없다.

육성은 젊은 선수가 매일 경기를 뛰는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야구를 조금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면 스페셜리스트'를 모셔와서 데이터를 남긴다. 효과가 있으면 계속 하는 것이고 아닐 수도 있다. 1군, 퓨처스리그 선수들이 야구 선수로서 활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서포트를 할 생각이다. 항상 찾아가서 퓨처스리그 선수들이 어떻게 더 야구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미국은 마이너리그에 대학교 투수 코치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다. 경험이 없지만 잘한다면 영입을 하려고 한다. 선수가 필요하면 모든 것이든 하겠다. 여러번 시도됐을 때 롯데만 갖고 있는 시스템이 생길 수 있다.

◆ 단장 철학

첫 번째, 두 번째 모두 프로세스다. 과정이 있어야 한다. 롯데 사직구장이 타자 친화인지 투수 친화인지, 어떤 선수가 우리한테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이것도 프로세스다. OPS가 공인구 영향으로 떨어졌다. 이런 관점에서 타자가 필요한지 투수가 필요한지 생각할 수 있다. 상황에 맞게, 시즌에 맞게 연구할 생각이다. R&D(Research and Development)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록은 누구나 조사할 수 있다. 기록을 어떤 언어로 바꿔서 전달하는지가 중요하다. 야구인의 시각으로 바꿔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 공석인 감독직에 대해서는?

제가 프로세스를 지키기 위해서는 롯데라는 팀이 어떻게 이뤄졌고, 선수들이 어떤 선수들인지, 어떤 감독이 왔을 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어떤 유형의 감독이 필요한지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 생각대로 한다면 프로세스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 윗분들의 구단 운영 개입이 심해진다면?

롯데의 프로세스가 생긴다면, 구단을 설득할 수 있다.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어떻게 설득시키냐는 프로세스에 달려 있다. 프로세스가 없다면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따라야 한다. 

◆ 구단에서 원하는 감독이 있고 명령이 내려온다면?

롯데에 맞는 감독이 누구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지 지금부터 생각할 것이다. 구단의 방향은 회장, 사장님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롯데 자이언츠가 정하는 것이다. 

◆ 데이터 야구가 감독 선임에 영향을 주는지?

감독 첫 번째 조건은 선수가 좋아해야 한다. 감독님이 선수단 콘트롤 잘하고 장악을 잘하는데 데이터를 모른다고 하면 데이터 전문가 코치를 붙이면 된다. 롯데에 맞는 감독이라는 기준을 정하고 찾아나서야 한다. 어떤 감독을 찾겠다는 것부터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 대표이사께서 3년 안에 우승권 진입을 말했다. 프로세스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그렇다. 머리가 지금 복잡하다. 무엇부터 해야할지 정리하는 게 힘들다. 컵스에 있었을 때 처음 3년 동안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팀을 만났다. 그러나 테오 엡스타인 사장을 만나면서 많이 배웠다.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봤다. 유사하게 해볼 것이다. 밤을 새서라도 프로세스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 인사 교체 없이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나.

제가 들어오자마자 할 수는 없다. 코치님들이 프로세스를 받아들이실 수 있다면, 함꼐 갈 수 있다. 코치님들도 교육을 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 부산,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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