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KIA 투수 문경찬. ⓒ대전,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문경찬은 3일 잊지 못할 기록을 세웠다.

문경찬은 이날 대전 한화전에서 9회 1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6-5 승리를 지키고 세이브를 따냈다. 올 시즌 20번째 세이브. 올해 4월말부터 팀의 마무리를 맡은 문경찬의 데뷔 첫 20세이브 달성이었다. 4일에는 이틀 연속 세이브로 21세이브를 따냈다. 4일 기준 시즌 성적은 49경기 1승2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1.44. 리그 세이브 부문 단독 4위다.

지난해까지도 정해진 보직이 없던 문경찬에게 갑자기 맡겨진 부담스러운 자리. 처음 입는 옷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문경찬은 강한 승부욕과 자신감을 앞세워 마무리 자리를 자신의 '맞춤옷'으로 만들었다. KIA는 2015년 윤석민 다음으로 4년 만에 20세이브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4일 이글스파크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문경찬은 "아직도 20세이브라는 기록이 실감이 안 난다"며 "승계주자 실점이 많았던 것은 아쉽다.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과 구속 상승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해 내년에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경찬과 일문일답.

- 데뷔 첫 20세이브 소감은.
▲ 실감이 안 난다. 처음에 마무리 투수가 됐을 때 생각도 못 했다. 기분이 아직도 이상하다. 10세이브를 했을 때는 아직 시즌도 많이 남았어서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시즌 막바지에 20세이브를 달성하니까 크게 느껴진다. 축하도 많이 받았다.

- 뿌듯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
▲ 지난해도 많이 느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해는 보직이 없었지만 올해 보직을 가지고 나가다 보니 더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다. 몸 관리부터 경기 상황 관리, 그리고 경기 끝나고 나서까지 모든 게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보직이 있다보니 확실히 더 준비가 된 상태에서 나가게 되더라. 잘 해도 못 해도 다 나에게는 공부가 된다.

- 리그 세이브 4위다.
▲ 어색하다. 지금 잘하는 것보다 내년에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못 하면 올해 잘 한 건 운 같아 보일 거다. 내년에 잘 해야 인정 받겠구나 하고 있다.

- 더 보완하고 싶은 점은.
▲ 올해 부족했던 점을 꼽자면 승계주자 실점(23명 중 13명)이 많았다. 다른 투수들의 점수를 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갈 때는 앞에서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편한 상황에 등판하는 건데, 다른 투수들이 힘들 때 도움이 많이 못 된 것 같다.

- 마무리 맡고 부모님이 좋아하셨다고 했는데.
▲ 많이 좋아하시는데 티를 많이 내시지 않고 묵묵하게 응원해주신다. 그래도 좋아하시는 게 눈에 보인다(웃음). 다행이다. 어렸을 때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는데 지금 이렇게 보답해서 다행이다.

- 공은 빠르지 않지만 승부사 기질이 느껴진다.
▲ 확실히 승부욕은 있는 것 같다. 한 번 (안타를) 맞았던 선수에게는 또 맞고 싶지 않다. 그리고 강한 타자가 나오면 꼭 이기고 싶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은.
▲ kt전(6월 30일)에서 2이닝 던졌을 때였다. 다른 경기는 팀이 다 이긴 경기에 숟가락만 얹는 기분이었다면, 그날 kt전에서는 동점이었기 때문에 나도 같이 팀을 위해 싸운 느낌이었다.

- 마무리로 뛰면서 도움을 준 사람이 있나.
▲ 서재응 코치님이다. 계속 나를 믿어 주셨다. 안 좋을 때도 힘이 돼 주셨다. 앤서니 (르루) 코치님도 불펜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자존감을 높여줬다. 마무리로서 믿어 주는 게 많이 힘이 됐다.

- '140km 마무리'로서, 구속 욕심은 있나.
▲ 구속 욕심은 없지만 잘 나오면 기분은 좋다(웃음). 욕심은 없지만 목표이긴 하다. 풀 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 그리고 구속 상승이 꾸준한 목표다. 시즌 중반에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는데 날씨가 선선해져서 다시 좋아졌다.

- 팬들에게 한 마디.
▲ 아직 더 잘 해야 한다. 항상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 앞으로 더 잘 할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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