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민아가 10일 '의사요한' 종영을 기념해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배우로서 이제 시작이다."

SBS 금토 드라마 '의사요한'(극본 김지운, 연출 조수원)에서 강미래를 연기한 정민아(26)는, 올해 햇수로 17년 차 배우다.  지난 2002년 영화 '예스터데이'를 통해 아역 배우로 데뷔한 뒤 '다모'(2003) '패션 70s'(2005) '개와 늑대의 시간'(2007) 등에 출연해 경력을 쌓은 그는 지난해 '라이프 온 마스'로 본격 성인 연기에 도전, 배우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정민아는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의사, 아버지 강이수(전노민)에게 마음의 문을 닫은 딸의 모습뿐 아니라 이유준(황희)과 알콩달콩 로맨스도 펼쳐 캐릭터의 다양한 면모를 그려냈다. "인물의 여러 감정선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풀어낼지에 집중했다"고 밝힌 그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넘어 '의사요한'이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운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10일 서울 상암동 스포티비뉴스 사옥에서 '의사요한' 종영을 기념해 정민아를 만났다.

의사 가운처럼 전문직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고 나타난 정민아는 "의도한 건 아니다"라고 웃으며 "캐릭터와 잘 안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의사 가운을 더이상 입지 못한다는 것에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의사 가운 입는 게 너무 좋다. 실제 촬영하는 병원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괜히 더 돌아다녔다. 촬영이 진행될수록 그 옷을 입고 있다는 걸 의식 못했는데 실제 내가 의사인 줄 알고 길을 물어보시는 분도 있더라.(웃음) 가운을 입으면 내가 괜히 의사가 된 것 같고, 전문직 커리어우먼이 된 것 같아 좋았다." 

▲ 배우 정민아가 10일 '의사요한' 종영을 기념해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들뜬 채 의사 가운에 애정을 드러낸 정민아는 작품을 떠나보내는 아쉬움도 전했다. "지난 3월부터 오디션을 봤으니 6개월 가량 '의사요한'과 함께 했다"면서 "배우들과 이렇게 친해진 적이 처음이다. 그만큼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회고했다.  

정민아는 미래에 대한 남다른 감정도 밝혔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미래만 보였다면서 "안쓰럽고 이해가 됐다. 괜히 날이 서있는 게 아니라 아버지와 가치관 대립에서 겪는 감정이 안타깝더라"고 말했다.

"미래가 아버지에 대해 갖는 감정뿐 아니라, 언니 시영(이시영)에게 느끼는 것도 단순히 열등감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연기에 그게 잘 드러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싶었다. 극 초반에는 댓글로 욕을 먹기도 했는데 그만큼 의도가 전달된 것 같아 괜히 좋더라.(웃음)"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외로움도 겪었다고. "작가님이 예민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초반에는 촬영 현장에서 주로 혼자 있었다. 미래도 7회 정도까지 잘 웃지 않는다"면서 "전노민 선생님이 '감정 쏟는 연기를 한 날에는 집에 가서 맥주 한 캔 먹고 자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감정을 다스리는, 해소하는 방법을 터득해갔다"고 떠올렸다.

실제 미래처럼 무뚝뚝하다고 자평한 정민아는 "후반으로 갈수록 미래가 아픔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기특하다는 마음이 들더라. 미래의 결단력 등 그런 점들을 실제 배우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가 만들어간 캐릭터에는 실제 경험도 녹아있었다.

"아버지는 내 아역 생활을 옆에서 겪은 분이라서 '왜 그 힘든 걸 하려 하느냐'며 배우의 길로 가는 걸 반대하셨다. 고등학생 때까지 진로 문제로 많이 다퉜는데 결국 내가 이겼다.(웃음) 고등학교 2학년 때 작품 하나를 끝내고 서울로 오는 비행기에서 엄청 울었던 적이 있는데 부모님도 내 간절함을 이해해주시더라. 그 이후에 연기 입시학원을 보내주셨다."

"배우의 길을 걷는 건 내게 너무 당연했다"고 애정을 드러낸 정민아는, 대학교에서 연기 전공을 하면서 5년 간 공백기를 가진 뒤 성인 연기자로 나섰다. '라이프 온 마스'에 이은 두번째 작품 '의사요한'은 그래서 더 잘해내고픈 욕심이 컸다고. 의사 역할이라서 의학 공부에도 매진했다. 정민아는 인터뷰 도중 전문적인 의학 용어를 무심코 여러번 사용해 현장에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연습을 많이 했다. 병원에 가서 교육도 받고 의학 자문 선생님에게도 따로 배우기도 했다. 통증의학과는 시술하는 경우가 많아 작은 행동에도 전문적으로 보이려 했다. 주사기를 꺼낼 때도 뭔가 긴박하게 보이려 하고.(웃음) 나뿐 아니라 극 중 '어벤져스' 팀이 모두 그랬다."

▲ 배우 정민이가 10일 '의사요한' 종영을 기념해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운이 좋게도 정말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고 인터뷰 내내 거듭 밝힌 정민아는 선배 배우들을 보면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더 들었다"고 말했다.

"'의사요한'을 통해 조금은 시야가 넓어지지 않았나 싶다. 많이 부족하지만 아역을 할 때는 본능적으로 연기했던 것 같다. 그때는 감정에만 충실했다. 물론 그렇게 연기해야겠지만, 여기에 더 깊은 생각과 분석을 통해 캐릭터와 작품을 잘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제 시작이다. 그만큼 더 좋은, 더 다양한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의사요한'은 지난 7일 16부작으로 종영했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