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판으로 갈수록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SK 정영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강속구와 홈런을 앞세워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을 꺾었다. 두산의 객관적 전력 우위를 한 번에 지운 비장의 카드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두산이 가장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바로 정영일(31)이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정영일 때문에 시리즈가 꼬였다”는 말이 많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5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한 정영일은, 플레이오프 3경기와 한국시리즈 5경기 등 포스트시즌 총 8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로 팀 불펜을 지켰다.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체인지업을 섞어 승승장구했다.

올해 출발은 불운했다. 복사근 부상으로 두 번이나 재활군에 가는 등 험난한 시즌을 보냈다. 팀에 미안한 것이 많다. 그래서 체력이 남아있는 자신이 더 많은 것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영일이다. 다행히 긍정적인 요소를 찾았다. 정영일은 “느낌이 좋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좋아졌던 지난해 기분이 난다”고 웃었다.

정영일은 “세 번이나 아파서 내려갔다. 부상 부위만 해결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더라. 이걸 뒤늦게 알았다”면서 “던지다보니 손의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 일주일에 네 번씩 던진 것이 감각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 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 시즌 끝날 때까지 많이 던지는 게 좋다”고 자신했다.

몸 상태는 계속 좋아진다. 정영일은 “이제 100%에 가깝다”고 자신한다. 허언이 아님은 실적으로 금세 확인된다. 정영일은 시즌 42경기에서 1승1패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1.86이다. 탈삼진 비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19일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마지막까지 분전했다.

부상으로 오래 쉬었지만 그래도 시즌 끝까지 가면 45경기 정도에는 뛸 수 있는 흐름이다. 정영일도 이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앞을 내다보고 있다. SK는 시즌 내내 뛴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의 체력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탱크에 기름이 가득 있는 정영일의 몫이 중요하다. 지난해 가을과 흡사한 흐름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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