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데고르(가운데)는 아직 20살에 불과하다. ⓒ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천재 마르틴 외데고르가 라리가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마르틴 외데고르는 지난 2015년 1월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나이는 고작 15살이었다. 이적 몇 달 후인 2014-15시즌 최종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교체 투입되며 레알의 데뷔전을 치러 많은 기대를 받았다. 주로 2군 팀인 카스티야에서 뛰었지만 외데고르의 잠재력이 얼마나 높은 평가를 알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에게 붙은 별명은 '축구 천재'였다.

하지만 이후 외데고르의 1군 진입은 어려웠다. 레알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클럽. 루카 모드리치, 토니 크로스, 이스코 등 그보다 기량에서 앞서는 선수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외데고르에게 필요한 것은 성인 무대에서 자신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출전 기회를 찾아 2017년 1월 헤렌벤으로 임대를 떠나 1년 반을 활약했고, 2018-19시즌에는 비테세 유니폼을 입고 1시즌을 뛰었다. 비테세에서 외데고르는 2018-19시즌 네덜란드 베스트11에 선정되며 성인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네덜란드에서 빛나는 활약에도 아직 외데고르의 레알 1군 진입은 무리였다. 여전히 많은 미드필더들이 포진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임대를 택했다. 외데고르는 2019-20시즌엔 자신의 원 소속 팀인 레알과 같은 리그인 스페인 라리가를 누빈다. 레알소시에다드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서 검증을 받게 됐다. 6라운드까지 6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미드필더 포지션인 만큼 경기 영향력은 공격 포인트 그 이상이다.

외데고르는 기술이 뛰어나 드리블로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는 것이 특기다. 여기에 시야가 좋아 전방에서 움직이는 동료 앞에 찌르는 패스가 일품이다. 레알소시에다드에선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리는 절묘한 패스 타이밍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활동량도 많아 전방의 공간을 자주 활용하며 왼발 마무리도 좋다. 이제 성인 무대에서도 통하는 수준이 됐다.

노르웨이 대표팀으로도 차근차근 경험을 쌓고 있다. A매치 출전 기록은 벌써 20경기에 이른다. 유로2020 예선에서도 6경기에 모두 나서면서 주축으로 활약한다. 스웨덴과 홈 앤드 어웨이에서 1도움씩 올리기도 하고, 루마니아전에선 직접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국가 대항전에서도 외데고르는 눈에 띄게 달라진 경기력을 자랑한다.

레알소시에다드는 26일(한국 시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아노에타에서 열린 2019-20시즌 라리가 6라운드에서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를 3-0으로 꺾었다. 외데고르는 혼자 1도움을 포함해 10개의 키패스를 뿌리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9분 어시스트 장면은 그의 재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을 마크하는 선수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낸 뒤 반대편에서 움직이는 미켈 오야르사발의 발 앞에 패스를 배달했다. 외데고르의 패스는 알라베스 선수 4명의 사이를 지나는 절묘한 코스로 빠져나갔다.

레알소시에다드는 2010-11시즌 라리가에 다시 승격한 뒤 벌써 10시즌째 라리가에서 생존하고 있다. 2012-13시즌엔 4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적인 중위권 전력을 갖췄다. 외데고르가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기량 상승을 증명한다. 아직 1998년생으로 아직 20살에 불과하다. 외데고르는 긴 임대 생활을 끝내고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루카 모드리치의 새로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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