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김영규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KIA 김기훈, 삼성 원태인, 롯데 서준원. 올해 입단한 신인 투수 '트로이카'를 꼽으라면 이 세 명의 2000년생 동갑내기를 빼놓을 수 없다. 데뷔 시즌 성적을 떠나 그들이 보유한 잠재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세 선수 가운데 누구도 하지 못한 기록을 지난해 입단한 '빠른 2000년생' 김영규가 세웠다. 2000년생 최초의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김영규는 2000년 2월 10일 태어나 지난해 프로에 뛰어들었다. 데뷔 시즌에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올해 대체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5승을 거두는 깜짝 활약을 펼쳐 한때 신인왕 후보로도 언급됐다.  

잠시였다. 5월부터 김영규의 이름은 조금씩 잊혔다. 4월 27일 한화전 5이닝 비자책 1실점 승리를 끝으로 김영규는 수렁에 빠졌다. 5월 4경기 평균자책점은 14.24에 달했고, 5월 3일 KIA전부터 승리 없이 패배만 쌓였다. 

▲ 김영규 ⓒ 한희재 기자
27일 LG전은 대반전이었다. 비록 상대가 100% 전력으로 맞선 경기는 아니었지만 선발 라인업에는 전부 주전 선수가 들어갔다. LG 주전을 상대로 5회까지 무실점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게다가 6회, 7회가 지나도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LG는 어느새 주전을 하나둘씩 뺐다. 김영규에게 점점 유리한 조건이 됐다.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결국 김영규가 9회까지 109구로 홀로 경기를 책임졌다. 그의 종전 최다 이닝은 6이닝이었다. 투구 이닝은 물론이고 최다 투구 수까지 경신하면서 팀의 3-0 승리를 책임졌다. 경기 후 김영규는 109구 가운데 42구를 차지한 슬라이더의 제구가 잘 됐다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와 붙었는데 이겨서 기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2연승했으면 좋겠다"며 더 높은 곳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KBO는 김영규의 완봉승이 2000년대생 투수 최초의 기록이라고 알렸다. 비록 아직은 완성됐다고 말하기 이른 선수지만, 반대로 그래서 김영규에게는 충분히 전환점이 될 만한 기록이다. 동시에 동갑내기 투수들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다. 김기훈과 원태인, 서준원과 함께 한화 김이환 등 촉망받는 2000년대생 투수들이 있다. KBO리그에 2000년대생이 온다. 이제 시작이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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