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근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정근우가 구단 옵션을 채우지 못했다. 이제 칼자루를 다시 구단이 쥐게 됐다.

정근우는 2년 전 구단과 2+1년 총액 35억 원에 계약한 바 있다. 3년 계약의 마지막 1년은 2년간 성적을 바탕으로 자동 연장 여부가 결정되도록 했다.

그러나 정근우가 올 시즌 부상 등 이유로 옵션을 채우지 못했다. FA 신분이 아닌 일반 선수 신분으로 구단과 연봉 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장된 1년이 사라지며 10억 원이 넘는 보장 금액은 다시 협상의 대상이 됐다.

정근우는 올 시즌 8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8, 3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정근우라는 이름값에 어울리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정근우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일단 정근우는 팀을 위해 희생을 택한 케이스다. 지난해 구단이 정은원을 2루수 주전 요원으로 전략적으로 키우는 상황에서 1루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올 시즌엔 한 발 더 나아가 중견수로까지 변화를 택했다. 한용덕 감독이 전략적으로 키우려는 전력들이 1루 쪽에 많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중견수로 변신을 택하며 팀 운영에 활로를 뚫어 줬다. 한 감독은 시즌 초 "정근우가 중견수를 맡을 수 있다고 해 준 덕에 전력 운영에 한층 힘을 받게됐다"고 말한 바 있다.

외야수 경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익숙하지 않은 외야수라는 수비의 부담은 정근우의 성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정근우는 올 시즌 중견수로 출장한 경기에서는 0.253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1루수로는 0.309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수비 부담이 덜해질 경우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수치상으로 증명됐다.

다만 팀을 위해 포지션이 변경되며 개인적인 성적에선 마이너스가 된 셈이다.

정근우는 계약 첫해인 지난해엔 타율 0.304로 제 몫을 다해낸 바 있다. 팀을 위한 희생과 2년의 평균적 성적 등을 고려하면 정근우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정근우는 여전히 팀에 필요한 전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정은원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의 올 시즌 타율은 0.262에 그쳤다. 유망주의 성장이란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기둥이 되어 줄 선수들이 여전히 필요한 것이 한화의 현실이다.

한화 구단은 정근우의 지난 2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앞으로 계약 협상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