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인태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아쉬워도 결국은 내 탓이다. 내가 부족하니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인태(25)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꽤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다 옆구리를 다친 이후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 백동훈(29)과 엔트리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쳤는데, 수비 안정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백동훈이 30인 안에 이름을 올렸다. 

김인태는 '내 탓'으로 돌리고 다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방망이를 돌리고 또 돌리며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다시 기다렸다.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고, 상체 위주의 스윙이 아닌 하체를 이용한 스윙을 하기 위해 신경 썼다. 수비도 더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도 거의 2군에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8월 말 주전 외야수 김재환과 박건우가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기회가 왔다. 8월 30일부터 출전한 20경기에서 타율 0.260(50타수 13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수치만 두고 보면 눈에 띄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승부처에서 강렬한 한 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은 김인태의 진가를 보여준 결정판이었다. 2-5로 뒤진 8회말 2사 2, 3루에서 허경민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역전승의 서막을 알렸다. 2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선 김인태는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적시 3루타로 5-5 균형을 맞췄다. 두산은 9회말 터진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6-5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했다. 

김인태는 "(허)경민이 형이 앞에서 적시타를 치면서 분위기가 넘어왔으니까 자신 있게 돌리려 했다. 처음에 2볼에서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는데, 그때 충분히 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자신 있게 돌린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타구를 보면서) 제발 빠져나가라, 빠져나가라 했다(웃음) .타구가 떨어지자마자 3루까지 가야 역전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뛰었다. 세리머니는 나도 모르게 했다. 왜 TV에서 선배들이 이런 세리머니를 하는지 알겠더라. 나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분이 좋아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마땅한 대타 카드가 없어 고심했던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인태의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수비할 때 스타트도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김인태는 "2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강석천 수석 코치님께서 2군 감독으로 계실 때부터 지금 박철우 감독님까지, 2군에 계신 코치님들께서 계속 준비를 하고 신경 쓰라고 하셨다. 멘탈이나 기술적으로 도움을 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올해를 되돌아봤다.

이제 2019년 시즌 남은 일정은 한국시리즈뿐이다. 김인태는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치를 수 있을까. 

김인태는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결정할 일"이라며 덤덤히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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