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6시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를 발표하고 3년 만에 가요계에 컴백하는 가수 백지영. 제공| 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노래를 업으로 삼은 지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잊을 수 없는 영광을 누렸고, 가슴 아픈 부침도 겪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백지영의 삶은 그의 노래를 닮았다. 20년간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해 온 백지영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는 백지영에게 더욱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터다. 13년간 함께한 매니저가 설립한 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해 새 출발을 선언했고, 오랜 공백을 깨고 3년 만에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를 발표하고 음악 팬들을 만난다. 만남과 이별이 교차하는 2019년, 백지영은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가 넘친다. 

3년의 공백기 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백지영의 새로운 노래는 유독 만날 수 없었다. 백지영은 "얼마나 오래 됐는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음원이 나온 지는 3년, 활동을 안 한 지는 3년 반이 됐더라"며 "출산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서 사실 못 느끼고 있었다. 헤아려 보니까 그렇게 오래 됐더라"고 웃었다.

2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에 새 앨범을 발표하게 된 백지영은 "20주년 앨범에 대한 기획이 2년 전부터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애가 좋은 핑계가 됐다. 육아를 하다 보니 18년째에는 데뷔 20주년을 생각을 못했다. 19주년이 되니 '내년이 20주년이네?' 이렇게 되더라"며 "지난해부터 준비를 했는데 회사를 옮기게 되면서 준비가 조금 늦어졌다. 정규 앨범 욕심도 있었지만 시간적으로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 4일 오후 6시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를 발표하고 3년 만에 가요계에 컴백하는 가수 백지영. 제공| 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백지영의 신곡 '우리가'는 한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발라드곡으로, 이별에 대한 고민이 있거나 혹은 이별을 겪어 봤던 사람들이 공감할 가사를 담았다. 기존 백지영표 발라드에서 절절함을 한 숟갈 덜고, 따뜻함을 한 숟갈 더했다. '우리가'는 한층 담백해진 가창과 멜로디가 오히려 더 절절한 공감을 자아낸다. 

"처음 앨범을 만들 때 사랑이나 이별 노래를 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왜 사랑과 이별이 슬픈가 접근해 봤더니 사랑할 때 너무 좋은 기억이 많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노래에 따뜻했던 기억을 소환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저도 1, 2년 된 가수가 아니고, 20년 노래를 한 세월이 있다 보니 신곡을 내도 제 목소리에서 향수가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어요. 같은 이별 노래라도 추억, 회상 그런 비슷한 느낌을 내고 싶었죠. 작곡가 분들에게 곡을 받을 때도 처절함보다는 따뜻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치닫는 이별의 감정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따뜻함을 잘 표현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지성이 출연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성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은 지난 2008년 김범수 '슬픔활용범'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톱 배우가 된 이후 좀처럼 뮤직비디오에 출연하지 않았던 지성과 '가요계의 여왕' 백지영의 만남은 환상적이다. 

백지영은 지성의 출연에 대해 "제 나이에 맞는 노래를 연기로 잘 보여주실 수 있는 배우, 클로즈업을 했을 때 얼굴이 아름다운 남자 배우, 오열이 가능한 배우, 이 세 가지를 생각했는데 지성 배우가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지성 씨 회사에 저희 회사 본부장과 친한 분이 요직에 앉아 계셔서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었다. 뮤직비디오를 너무 오랜만에 하는 건데 하고 싶다고 피드백을 정말 빨리 주셔서 출연이 성사됐다"고 지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4일 오후 6시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를 발표하고 3년 만에 가요계에 컴백하는 가수 백지영. 제공| 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백지영은 가요계 여성 솔로 가수 중에서도 댄스와 발라드가 모두 가능한 독보적인 존재다. 신나는 댄스도, 가슴을 울리는 발라드도 모두 제 옷처럼 소화하는 백지영의 천부적인 가창력은 그를 20년 활동 내내 정상에 서 있을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다. 

최근 음악 팬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온라인 탑골공원' 인기가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잠시 잊고 있었던 '댄스가수' 백지영을 소환했다. 다시 댄스곡을 부를 기회는 없냐는 질문에 백지영은 "저도 다시 춤추고 싶다. 사실 수년 전부터 댄스곡 수집을 열심히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상관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더라. 나이가 너무 상관있다. 제가 할 수 있는 곡과 없는 곡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기가요 라이브 방송을) 누가 캡처해서 보여주기도 했는데 누구나 자기 예전 모습이 그런 느낌이겠지만 쑥스럽더라. 저는 더군다나 얼굴도 많이 달라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파워밖에 없는 무대라 그때니까 박수받았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좋은 추억도, 아픈 기억도 모두 소중하지만 20년 활동 중 백지영이 기억하는 가장 따뜻한 순간은 바로 '사랑안해'다. 백지영은 "'사랑안해'가 대중에게 사랑받은 것이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다. 그 전 (아픈 시간이) 컸기 때문에 그런 기억이 더 따뜻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사랑안해'는 제게 준 의미가 너무 크기 때문에 부동의 1위다. '잊지 말아요'도 제게 소중한 곡"이라고 되돌아봤다. 

▲ 4일 오후 6시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를 발표하고 3년 만에 가요계에 컴백하는 가수 백지영. 제공| 트라이어스엔터테인먼트

오랜 만의 활동인데다, 소속사를 옮기고 내는 첫 앨범인 만큼 부담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대중마저 이해할 수 없는 음원차트의 흐름 속에 백지영은 성적보다 노래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적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음원차트는 제게 신기루 같은 느낌이 있더라고요. 저와 속도가 안 맞는다고 해야 할까. 활동 기간도 너무 짧아졌고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저 제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열심히 할 뿐이라는 생각이에요."

데뷔 20주년을 맞아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하는 백지영은 여전히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이들을 위해 어떤 무대에서든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손을 모았다. 백지영은 "공연을 많이 하는 가수가 되려면 작은 무대, 큰 무대 가리지 않고 노래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현장을 가리지 않고 노래를 많이 하고 싶다"며 "선명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만났으니 좋은 가수도 양성하고, 성의있게 정성스럽게 노래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백지영은 4일 오후 6시 타이틀곡 '우리가'를 비롯해 새 미니앨범 '레미니센스'를 발표하고 활동에 들어간다. 11월 23일부터는 수원을 시작으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투어 '백스테이지'를 이어간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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