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차전 선발로 등판했으나 4이닝도 채 마치지 못한 SK 헨리 소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키움이 SK의 외국인 투수들을 연이어 두들겼다. SK의 대비는 키움의 준비 앞에서 무기력했다. 키움이 마치 SK 배터리의 수를 훤히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소사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1~2회 투구 내용은 좋았지만, 3회부터 키움 타자들에게 공략당하기 시작하면서 결국은 집중타를 맞고 무너졌다.

피로누적 증세가 확연했던 소사는 시즌 후반기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0㎞대 중반까지 뚝 떨어졌다. 사실 150㎞가 나와야 매력이 있는 소사로서는 심각한 문제였다. 윈터리그에 대만에서도 많은 공을 던진 후유증이었다. 타 구단에서는 “어디 아픈 것이 아닌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SK도 일찌감치 결단을 내렸다.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을 내다보고 장기 휴식을 줬다. 

1·2회는 나쁘지 않았다. 150㎞가 넘는 패스트볼이 들어가며 키움 타자들을 상대했다. 그런데 3회부터 구속이 150㎞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연속 안타를 맞았다. 김규민에게 맞은 안타, 이정후의 적시 2루타, 박병호의 적시타 모두 패스트볼이 맞아 나갔다. 결국 3회에만 3실점했고, 4회 송성문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어디서 많이 보던 패턴이었다. 바로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앙헬 산체스도 그랬다. 소사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산체스는 2차전 당시 3회까지는 거의 완벽한 투구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하지만 4회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짐과 동시에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투구 버릇이 잡혔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난타였다. 결국 산체스도 4·5회 붕괴돼 SK는 경기를 그르쳤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키움 타자들이 패스트볼을 노렸다는 것이다. 두 선수는 상대적으로 패스트볼 비중이 높은 파워피처들이다. 키움 타자들이 경기 초반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을 수는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집요하게 노렸고 구속이 떨어지는 시점부터 신나게 두들기기 시작했다. 

반대로 SK 배터리는 여기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패스트볼을 줄곧 던지다 무너졌다. 똑같은 패턴이었다. 두 외국인 투수도 경기 초반 압박감에 오버페이스를 하다 3회 이후 패스트볼 구속이 뚝 떨어졌다. 평소 같았으면 조금 떨어진 구위로도 어떻게 버텼을지 모르겠지만, 타격감이 좋은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가기는 역부족이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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