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오른쪽)은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단점을 꾸준히 보강해야 한다. ⓒ연합뉴스/AFP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세비야전 이강인(18, 발렌시아)은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지난 6월 폴란드 U-20월드컵 때처럼 섀도 스트카이커 임무를 맡았다. 가능성도 보여줬다.  

발렌시아는 지난달 31일 오전(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캄프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9-20시즌 스페인 라리가 11라운드 홈경기에서 세비야와 경기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알베르트 셀라데스 발렌시아 감독은 이날 이강인을 막시 고메스와 함께 투톱으로 배치했다. 카를로스 솔레르, 다니 파레호, 프란시스 코클랭, 페란 토레스가 미드필더, 호세 가야,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에세키엘 가라이, 다니엘 바스가 포백을 구성했고, 야스퍼 실러선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4-4-2 포메이션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강인은 고메스보다는 낮은 위치에서 뛰었다. 섀도 스트라이커 임무로 보기 적당했다. 

지난 리그 5라운드 레가네스전 후반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은 경기 종료를 앞둔 10분 동안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섀도 스트라이커처럼 뛴 경험이 있지만, 시간이 짧았다.

세비야전은 아예 선발로부터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었고, 69분 동안 같은 위치에서 뛰었다. 지난 6월 폴란드에서 준우승을 거뒀을 당시 정정용 U-20 대표 팀 감독이 이강인에게 가장 알맞은 위치로 장신 공격수 오세훈의 파트로너 삼았는데, 발렌시아에서 처음으로 경기 시작부터 이 임무를 맡았다. 

이강인은 전방에서 볼을 지킬 수 있고, 개인 탈압박과 킥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스피드와 경기 체력, 수비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또한 명확하다. 세비야전은 장점도 보였으나 단점도 드러났다. 

이강인은 전반 12분 개인 기술을 보여줬는데, 왼쪽 측면에서 유려한 볼 컨트롤과 마르세유 턴으로 4명의 수비를 벗겨내고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전반 43분엔 왼쪽 측면에서 수비 한 명을 벗기고 쇄도하는 동료에게 볼을 내줬다. 이강인은 종종 중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측면으로 뛰어 수비 방어 정도가 부족한 곳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시도를 했다. 지난 U-20월드컵 당시에도 수비가 많은 곳에 서 있지 않고 비교적 수비가 적은 위치인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는데 이번에도 때때로 그런 움직임을 보여줬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지키고 개인 기술로 상대 한 명을 벗길 수 있는 장점 역시 확실히 보였다. 

마지막 패스 역시 이강인의 장점인데, 후반 3분 제프리 콘도그비아가 뺏을 볼을 받은 이강인이 아크 정면에서 고메스에게 침투 패스를 했다. 고메스의 슈팅이 수비 맞고 살짝 벗어났다. 이강인은 이날 90%의 패스 정확도와 4번의 드리블 돌파를 시도해 3번을 성공했다. 

아직 수비 기술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9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된 이후 다이렉트 퇴장에 해당하는 위험한 태클을 했던 이강인은 세비야전 후반전 헤수스 나바스의 발목을 뒤에서 밟았다. 옐로카드를 줬던 주심이 VAR을 체크했는데, 이는 퇴장 상황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반칙으로 해석할 수 있다. 

U-20 월드컵 당시엔, 이강인에게 수비 부담을 줄여 체력을 비축하게 하고 그의 번득이는 패스 한방으로 성과를 내는 콘셉트였다면, 발렌시아는 이강인에게 모든 것을 맞춰줄 수 없는 팀이다. 이강인 역시 한 달 동안의 U-20 월드컵보다 더 빡빡한 시즌 일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경기 체력을 빠르게 올리고, 수비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셀라데스 감독은 이번 시즌 아직 이강인을 풀타임 뛰게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서 한계점을 읽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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