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듀스X101', '프로듀스48' 포스터 출처|엠넷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국민' 프로듀서가 아닌 그냥 '프로듀서' 픽이었다. 

안준영 PD가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조작을 인정하면서 지난 7일부터 아이즈원의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 모든 게 결정되어있는지도 모르고 '국민'프로듀서들은 그렇게 '문자투표'를 부탁했다.

'프로듀스101'은 지난 2016년 당시 엠넷 한동철 국장과 안준영 PD가 손잡고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소속사 출신의 101명의 연습생을 '국민프로듀서'라고 명명된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아이돌로 데뷔시킨다는 콘셉트였다. 부정적인 시선에서 시작했지만, 영향력은 엄청났다. 

걸그룹에 이어 이듬해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이번에는 보이그룹 워너원을 만들었다. 워너원은 데뷔 쇼케이스 및 모든 콘서트를 고척 스카이돔에서 소화했다. 음악방송, 음원차트 1위, 시상식 대상까지 워너원은 단기간에 괴물 같은 성과를 거뒀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아이돌은 성공이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엠넷이 리얼리티를 방영하고, 자사 채널 프로그램에 꽂아 넣으니 대중에게 노출되는 량이 일반 신인그룹과 시작부터 달랐다. 대규모 시상식인 'MAMA' 무대에 서는 것도 문제없었다. 

이를 2년간 지켜본 시청자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을 아이오아이, 워너원과 같은 아이돌로 만들기 위해서 과도하게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을 통해 '영업'을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매일 꼬박꼬박 엠넷 및 스폰서 사이트로 접속해 온라인 투표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에 광고를 거는 것도 당연해졌다. 연습생의 부모는 직접 거리로 나와 전단지를 돌리거나 피켓, 현수막을 들고 알리려 애를 썼다. 더러 외국 시청자들이 자신들이 응원하는 연습생을 뽑기 위해 관련 아이디를 구매하기도 하는 등 과열됐다. 

심지어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에 이르러서는 '금권선거'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당락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문자 투표를 위해 시청자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 데뷔를 위해 모금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금을 바탕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에게 투표한 것을 인증할 경우 커피, 치킨 등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했다. 주점, PC방, 커피차를 부르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투표 인증자를 대상으로 최신형 휴대폰, 해외여행 상품권 등 고가 상품도 내걸었다. 

이토록 '과몰입'한 '국민' 프로듀서가 선발한다고 믿었던 아이돌은 안준영 '프로듀서'의 픽이었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국장은 사기 및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안준영 PD는 '프로듀스48'과 '프로듀스X101' 순위 조작을 시인했다. 

안준영 PD는 일부 소속사로부터 유흥 업소에서 여러 차례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연습생들은 경연곡을 미리 알고 있거나, 노골적인 분량 및 편집의 주인공이 됐다. 안 PD는 '피디픽'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피디픽'이었다. 

허탈할 수밖에 없다. 유료 문자투표가 의미가 없었다. 모든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누가 이토록 '과몰입'해서 '프로듀스' 시리즈를 지켜봤을까. 조작을 시인한 '프로듀스' 시리즈는 앞으로 나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깊은 불신과 편견을 심어줄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엠넷은 10대 보컬 선발 서바이벌인 '십대가수'도 준비 중이다. 

심지어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작인 시즌1 출연 연습생도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외 앞선 시즌에서도 조작 여부가 확인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작이 확인된 '프로듀스48'을 통해 탄생한 아이즈원은 컴백을 연기했다. 이들이 미리 녹화해뒀던 프로그램은 편집 및 결방 소식을 전했다. 사실상 활동이 멈췄다. 아이즈원과 엑스원, 이들이 되기 위해서 눈물을 흘리며 연습했던 연습생들, 프로그램 시청자들까지 모두 피해자가 됐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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