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2군전용훈련장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투수 이태양.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이태양은 올해 힘든 시즌을 보냈다.

시즌 성적은 55경기 1승6패 10홀드 평균자책점 5.81. 단순히 성적 면에서 보면 지난해(63경기 4승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84)에 비해 떨어졌다. 그리고 웬만한 투수들은 성공하지 못하는 '시즌 중 투구폼 변화'에 매진하면서 어렵게 시즌을 완주했다.

덕분에 전반기 6.75(33경기)에 이르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 3.97(22경기)로 낮아지는 소득이 있었다. 유주자시 피안타율이 전반기(0.348)보다 후반기(0.244) 크게 떨어지며 불안정감도 줄었다. 코치들와 경기 전 짬을 내 투구폼을 바꾸고 슬라이드 스텝을 빠르게 만든 것이 효과를 봤다.

최근 서산 마무리 캠프 중 만난 이태양은 "개인 성적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게 사실이다. 구위가 떨어진 건 아니었다고 본다. 상대도 내가 포크볼을 많이 던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즌 초반에 (안타를) 맞은 걸 보면 거의 포크볼이 밋밋하게 밀려 들어갔을 때였다"며 변화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태양은 "그대로 시즌을 끝내면 내년에도 같은 결과가 되풀이될 거라고 생각했다. 슬라이드 스텝이 원래 느린 편이었는데 정민태 코치님의 주문으로 구속이 떨어지지 않게 하면서 슬라이드 스텝 속도를 올렸다. 계속 불펜투수로 뛴다면 슬라이드 스텝에 신경써야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후반기에는 주자 없을 때도 세트 포지션으로 던지면서 신경썼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포인트는 바로 승계주자 실점이었다. 이태양은 "어떻게든 앞 투수의 주자 득점을 막아주고 싶었다. 점수를 주면 앞 투수에게도 미안하고 팀도 쫓기거나 아님 추격하기 힘들어진다. 주자가 나갔을 때 잘 던지기 위해서는 견제 능력도 높이고 슬라이드 스텝 속도도 빨라지게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며 전반기 승계주자 실점에 대해 아쉬워했다.

시즌 후 마무리 캠프에서는 투구폼뿐 아니라 구종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타자들이 포크볼에 잘 속아서 자주 쓰다 보니 노출이 많이 된 것 같다. 몸상태나 구위가 떨어진 건 아니었다. 나에 대해 타자들이 파악한 만큼 직구, 포크볼 외에 다른 구종을 던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슬라이더 비중을 늘리려고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캐치볼 할 때 슬라이더를 신경쓰면서 던졌다"고 밝혔다.

이태양은 2017년까지 선발투수로 뛰었지만 이제는 팀이 맡긴 구원투수의 임무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을 바꾸고 있다. 그렇다고 선발 꿈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이태양은 "(선발은) 언젠가 더 늦기 전에 한 번은 더 도전하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더 잘 해야 하니까 내년에 잘 던져야 한다. 1군에서 3년은 꾸준히 해야 평균치라는데 매년 기복이 있다. 내년부터 기복 없는 3년을 만들고 싶다"고 목표를 설명했다.

지난해 팀 불펜 평균자책점 1위(4.28)를 자랑했던 한화는 올해 10위(4.74)로 뚝 떨어졌다. 이 때문에 불펜투수들의 반등을 위한 노력이 이번 겨울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 중심에 있는 이태양이 내년 명예회복을 노리며 체계적인 훈련에 나서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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