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렷한 목표와 함께 호주 캠프를 자청한 노수광은 내년 반등이 기대되는 선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비디오를 비교 분석하는 노수광(29·SK)은 하나의 중요한 실마리를 발견했다. 그 작은 변화의 이유를 찾아야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쥐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인천에 있을 수 없었다. 노수광은 반드시 팀 캠프에 가야 했다.

사실 올해 많이 뛴 주전 선수라 강훈련 위주의 호주 캠프에는 굳이 갈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노수광은 “공격에서 정말 아쉬운 것들이 많았다. 올해 타격이 너무 안 됐다. 많이 치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올해 마무리캠프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수광의 의지를 확인한 SK도 캠프 정원을 하나 더 늘렸다. 

단순히 “많이 치기 위해” 캠프에 따라온 것은 아니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들어왔다. 모든 것이 비디오 분석부터 시작됐다. 올해 타격이 부진했던 노수광은 2018년 자신의 타격과 2019년 타격을 면밀하게 비교했다. 그 결과 배트가 나오는 것이 조금 달랐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수광은 “배트 끝에 미세한 차이였다”고 했다. 1㎝ 정도다. 그것이 3할 타자와 2할5푼 타자의 차이를 만들고 있었다.

노수광은 “타이밍도 문제가 있었지만 모든 문제는 아니었다. 타이밍은 분명 어느 정도 맞고 있었다. 그런데 맞을 때 공이 눌린다는 느낌이 있어야 했는데 비껴 맞는다는 느낌이 강했다”면서 “비디오를 보니 안 좋을 때나 뜬공이 많이 나올 때는 작년보다 배트 끝이 많이 처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충분히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껴 맞으니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노수광은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아직 완벽하게 자신의 감을 찾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어떨 때는 좋은 느낌이 있다가, 어떨 때는 5개를 쳐도 모든 느낌이 다 다를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 캠프에서 반드시 보완한 뒤, 12월과 1월로 이어지는 비활동기간에도 그 감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노수광이 하루하루 지나가는 캠프 일정을 아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9년 시즌 성적 저하는 부상과도 연관이 있다는 게 주위의 분석이다. 노수광은 2018년 막판 새끼손가락 골절상을 당했고, 2019년 시즌 준비가 완벽할 수 없었다. 시간은 있었지만 2018년 시즌을 준비했던 ‘루틴’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그런 문제에서 벗어났다. 노수광은 “준비 과정이 달랐고, 솔직히 내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면서 “2018년처럼 준비를 해보고자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캠프에서도 모범이 되는 선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노수광이 진짜 열심히 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야간훈련은 선택권을 줬지만 계속 나와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다. 노수광은 “타이밍은 길게 잡으면서도 강하게 공을 치려고 한다. 스프링캠프까지 길게 보고 방망이 궤도상의 배트가 많이 떨어지지 않게끔 하고 싶다”면서 다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악바리의 근성이 ‘마의 1㎝’를 극복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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