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입대를 앞두고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는 SK 김주한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SK의 호주 캔버라 유망주캠프에 참가한 김주한(26·SK)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공을 던지고 있었다. 마치 공 하나에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 마음을 아는 것일까. 공을 받는 포수들은 저마다의 탄성으로 김주한의 기를 살렸다.

아직 만 26세. 방출과 거리가 먼, 실적과 기대감이 선수. 그러나 김주한은 뜬금없이 “이제 1년이 남았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유가 있다. 바로 군 문제 때문이다. 김주한은 “2020년 시즌이 끝나면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더 미룰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1년이고, 그 1년 사이에 무엇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호주 캠프는 그 ‘1년’의 시작이다.

사실 군 문제를 생각한 지는 꽤 됐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직후 해결에 나설 수도 있었고,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입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주한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목표는 소박했다. 김주한은 “뭐라고 해놓고 군대에 가고 싶었다. 잘 던져서 팀에 필요한 존재로 각인되고 싶었다. 다녀와서도 기대가 되는 선수만 될 수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다 안 됐다”고 말을 흐렸다.

너무 조급했던 게 원인이었다. 김주한은 “부상에서 돌아오니 다른 선수들은 성장한 모습이 보였다. 빨리 쫓아가야겠다는 생각에 욕심이 났다. 더 잘하려고 욕심을 부렸지만, 조급했던 까닭인지 기본기를 놓친 게 너무 많았다”고 돌아봤다. 기본기가 깨진 결과 밸런스가 완전히 흐트러졌다는 게 김주한이 내린 결론이다. 세게 던지려고, 잘 던지려고 했지만 역시 결과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기본기였다.

이것을 2년간 뼈저리게 느낀 김주한은 원점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김주한은 “아픈 곳은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시즌 내내 제구가 안 됐다. 투구 밸런스에서 일정한 폼이 나오지 않았다. 스트라이드 이후 포인트를 찾아야했는데 경기에 뛰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반성한 뒤 “타점을 너무 앞에까지 끌고나와 공을 던지려고 했는데 지금은 밸런스와 랜딩 포지션, 그리고 피니시를 일정하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기본 부실”이라는 반성을 한 김주한의 폼은 최상덕 코치의 지도 속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최상덕 코치는 “김주한은 투구시 동작과 피니시 동작이 컸다”면서 “지금은 많이 안정이 됐다. 일정한 밸런스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굳이 동작을 크게 하지 않아도 구속 또한 140㎞를 계속 넘고 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물론 슬라이더와 커브 또한 계속 연습하고 있다. “내년 1군 즉시전력감이 될 것”이라는 코칭스태프는 미소를 숨기지 못한다.

2년의 실패에서 얻은 것이 많은 김주한도 담담하게 앞을 바라본다. ‘여유’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김주한은 “지금껏 계속 안 됐다. 욕심만 부렸는데 내년 시즌은 이번 캠프부터 전지훈련까지 열심히 하고, 일단 시즌에 들어가면 여유 있게 편하게 해볼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은 김주한의 1년이 이제 새 출발점에 섰다.

스포티비뉴스=캔버라(호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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