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주전으로 144경기에 뛴 김성현은 개인훈련을 충실히 하며 올 시즌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프리에이전트(FA) 등 외부 보강은 끝내 없었다. SK 내야는 이제 지금 있는 자원으로 뭔가의 결과물을 내야 한다. 플로리다 전지훈련은 일찌감치 전쟁터가 예고되어 있다.

SK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중앙 내야 보강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과물은 없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유심히 살피기는 했지만 적극성은 다소간 부족했다. 트레이드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시 성사는 쉽지 않은 단계다. 

현장은 지난해 11월 호주 캔버라 유망주캠프 당시부터 보수적으로 움직였다. 외부 보강을 일단 배제한 채 올해 구상을 그렸다. 그 구상은 이제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으로 옮겨간다. SK는 여기서 올 시즌 전체를 대비한 모든 준비를 마쳐야 한다.

우선 플로리다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첫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플로리다에 총 9명의 내야수가 참가하는 가운데 중앙 내야수는 김성현 김창평 정현 최항 김성민까지 총 5명이다. 신인 김성민을 일단 뒤로 제쳐두면 네 선수가 개막 유격수·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당장 플로리다 캠프까지의 구도는 그렇다. 

염경엽 SK 감독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보겠다고 선언했다. 빈말이 아님은 분명하다. 지난해 팀의 주전 유격수로 144경기에 나갔던 김성현에게도 우선권이 없다. 최항도 2루 주전을 안심하기는 이르다. 캔버라 캠프에서 직접 성장세를 확인한 정현과 김창평이 이미 동등한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다. 유격수에서는 김성현과 정현, 2루에서는 최항과 김창평이 개막전 주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정현의 급상승세가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에는 전지훈련 기간 중 몸이 좋지 않아 훈련량이 적었다. 이 여파가 한 시즌 내내 갔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캔버라 캠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맹훈련을 했다. 도전을 받는 상황인 김성현의 각오도 남다르다. FA 자격을 앞둔 김성현은 1월 내내 해외에서 몸을 만들며 올해를 벼르고 있다. 주위에서는 “의지가 대단하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선수들은 플로리다의 경쟁자뿐만 아니라 근교의 경쟁자들과도 싸워야 한다. SK 퓨처스팀(2군)은 2월 10일부터 미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캠프를 차린다. 플로리다에 가지 못했으나 캔버라 캠프에서 강훈련을 소화한 유서준 최준우 등 중앙 내야수들이 이곳으로 합류한다. 신인 김성민도 수비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애리조나 2차 캠프에 가기 전 1·2군 인원 순환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베로비치 캠프에서 성과가 저조한 1군 선수, 브래든턴 캠프에서 성과가 좋은 2군 선수를 바꿔 애리조나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2군이 일본이나 대만을 찾아 이런 방법을 쓰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부담이 전혀 없다. 2군이 브래든턴에 온다는 것 자체부터 1군 선수단에는 명확한 메시지를 줬다고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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