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포수 허도환은 주전 욕심보다는 어린 선수들을 도와주는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와 kt는 ‘트레이드 파트너’다. 최근 많은 트레이드가 성사된 가운데 근래에는 허도환과 현금 2억 원을 묶어 윤석민과 교환하는 트레이드에 합의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결정된 트레이드였다. 발표 시기만 2차 드래프트 이후로 미뤘을 뿐, 선수들도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 허도환(35·kt)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허도환은 “알고는 있었다. 다만 언제 발표될지 몰랐는데, 2차 드래프트가 끝나고 하겠다는 생각은 했었다”고 했다. 그렇게 허도환은 5번째 유니폼을 입을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있었다.

2003년 두산의 2차 7라운드 지명을 받은 허도환은 두산·넥센(현 키움)·한화·SK를 거친 베테랑 포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뛰어난 수비력과 리더십을 앞세워 오랜 기간 KBO리그에서 활약했다. 경력은 특별하지 않아도 많은 팀에서 꼭 필요로 했던 선수였다. kt도 마찬가지다. kt는 주전 포수 장성우와 젊은 포수들 사이의 간극이 다소 컸다. 허도환이 이를 잘 메워주길 기대하고 트레이드에 응했다.

기대가 적지 않다. 다만 허도환은 스스로 “많은 것을 내려놨다”고 웃었다. 표정은 그것이 진심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허도환은 “주전 욕심은 완전히 내려놨다. 재작년을 거치고, 작년 시즌에 들어가면서 확실해졌다. (이)재원이가 잘했다. 재원이가 있어서 팀이 1등을 하고, 팀 평균자책점이 1등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해도 저 정도는 죽어도 안 될 것 같았다”면서 “그렇다면 나는 서포트를 하는 위치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올해를 앞둔 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제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 언제 유니폼을 벗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스스로 인정한다. 그래서 그런지 목표는 소박하다. 허도환은 “안 다치고 오는 게 최고의 목표다. 그리고 선수들, 특히 어린 선수들과 친해지는 게 목표”라면서 “SK 첫 해에는 2군에 있어서 그런 점이 힘들었다. 물론 성적도 잘 나오면 좋겠지만 올해는 재밌게 또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다. (장)성우도 잘하는 포수다. 많이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의욕은 전혀 늙지 않았다. 허도환은 SK에서 2년간 성실한 선수로 동료들의 귀감이 됐다. 가장 먼저 훈련에 들어가, 가장 먼저 훈련을 마치는 선수였다. 허도환은 이런 평가에 대해 “SK는 자율연습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다. 번트나 다른 것에서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 30분 먼저 나오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1경기라도 도움이 됐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라고 웃었다. 꼭 훈련 시간이 아니더라도, 그런 자세는 kt에서도 이어질 것이라 말한다.

서서히 현역의 마지막으로 향해서 그럴까. 고마운 사람들도 많이 떠오른다. 허도환은 “염경엽 감독님이 앞길을 열어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염 감독님이 분명히 나를 쓴다고 많이 욕을 드셨을 것이다. 그래도 기회를 주셨다. 감사한 일이다. 아니었다면 지난해 은퇴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고마워하면서 “이강철 감독님은 예전(넥센 시절)부터 소통을 중시하고 말씀을 많이 하시는 유형의 지도자다. 대화를 많이 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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