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롯데 시절의 손승락(왼쪽)과 고효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결국 비어있던 두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30일 김해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을 차례로 거쳐 호주 애들레이드로 떠났다. 허문회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4명과 선수단 37명은 2월 1일부터 3월 5일까지 새 시즌 스프링캠프를 소화한다.

관심을 모았던 FA 투수 손승락(38)과 고효준(37)의 합류는 끝내 없었다. 지난해 나란히 롯데에서 뛰었던 둘은 2019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신청했다. 손승락은 2015년 이후 두 번째, 고효준은 생애 첫 FA 자격 획득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마주한 겨울은 냉랭한 칼바람뿐이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대다수 구단들은 외부 FA 영입을 위해 선뜻 지갑을 열지 않았다. 대형 FA가 쏟아져나오는 차기 스토브리그를 대비하겠다는 심산도 깔려있었다. 보상선수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하기는 어려운 30대 후반 베테랑들이 올겨울 유독 힘겨웠던 이유다.

이는 손승락과 고효준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었다. 외부 시장이 사실상 닫히면서 협상 테이블은 원소속팀인 롯데와만 차려야 했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롯데는 급할 것이 없었다. 이달 초 둘에게 제시한 최종 조건이 이를 잘 말해준다. 모두 선수 측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제시안이었다. 기간과 총액 모두 이들이 당초 기대했던 규모와는 달랐다. 결국, 손승락과 고효준의 FA 계약서는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까지 도장이 찍히지 않았다.

물론 전지훈련이 시작됐다고 해서 FA 계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이 기간 협상이 마무리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

일단 롯데는 계약이 체결되는 대로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합류를 돕겠다는 입장이다. 허문회 감독 역시 호주 출국을 앞두고 “(둘이) 계약을 마치고 합류한다면 언제든 활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선수들로서도 하루빨리 계약을 매듭짓고 따뜻한 스프링캠프지로 가는 일이 최선이다. 일단 손승락과 고효준은 최근까지 개인 훈련을 소화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롯데의 공식 스프링캠프 개시일은 2월 1일이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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