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몬 키예르와 경합하는 루카쿠(오른쪽)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안토니오 콘테 인터 밀란 감독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한국 시간으로 10일 새벽 AC 밀란과 지역 라이벌전 승리를 통해 세리에A 선두로 올라섰다. 자력으로 2019-20시즌 리그 우승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인터 밀란은 스타디오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9-20 이탈리아 세리에A 23라운드 경기에서 AC 밀란에 4-2 승리를 거뒀다. 극적인 승리였다. 전반전에 AC 밀란이 2-0으로 앞서갔으나 인터 밀란이 후반전에만 4골을 넣어 뒤집었다. AC 밀란은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재영입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전반전에 1골 1도움의 원맨쇼를 펼쳤지만, 후반전 인터 밀란의 대대적 반격에 무너졌다.

이브라히모비치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팀의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며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초반 15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15분 만에 2골을 내줬다. 동점골을 내준 뒤 무너졌다. 선수들이 플레이를 멈췄다"고 지적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이 실수를 통해 배워야 한다"며 AC 밀란의 자성과 발전을 촉구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이상한 경기였다. 전반전에 우리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 전반전에 인터 밀란은 어떻게 2위에 올라있는지 알 수 없는 경기를 했다. 후반전에는 왜 그들이 그 자리에 있는지 보여줬다"며 전후반 경기력이 판이했다고 했다.

▲ 밀란 입단 후 3호골을 넣은 이브라히모비치


인터 밀란의 후반전 역전극의 주역은 나란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영입된 로멜루 루카쿠와 알렉시스 산체스 투톱이다. 후반 6분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의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넣은 인터 밀란은 후반 8분 디에고 고딘의 스루 패스를 받아 AC 밀란 문전 깊숙이 침투한 산체스의 패스를 마티아스 베시노가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25분 수비수 스테판 더브레이의 헤더로 역전에 성공한 인터 밀란은 후반 추가 시간 루카쿠의 쐐기골로 AC 밀란의 추격 의지를 꺾으며 승리를 완성했다. 루카쿠는 "전반전은 그들이, 후반전은 우리가 잘했다"며 "전반전에 우리가 너무 많은 공간을 내줬다. 하프타임에 잘 준비하고 나왔다. 모두가 우리 팀의 정신력을 봤을 것이다. 우리는 늘 승리를 바라보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소감을 밝혔다.

스테파노 피올리 AC 밀란 감독은 "선수들에게 화가 난다. 수비적 임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대가를 치렀다"며 "강팀을 상대로 동제력을 보였다. 전반전은 시즌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이길 수 있었던 더비에서 패해 슬프다"고 했다.

극적인 뒤집기에 세리에A 선두까지 오른 콘테 감독은 "특별한 밤"이라며 자축했다. "전반전은 올 시즌 가장 어려운 경기를 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균형을 찾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도 주저앉지 않는다. 우리가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는 의미다."

콘테 감독은 "이 경기가 다리가 아닌 머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이해시킬 것"이라며 밀란 더비의 내용과 결과가 줄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다. 콘테 감독은 "다리로 뛰는 것보다 머리와 심장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후반전이 그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 인터 밀란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인터 밀란은 승점 54점으로 유벤투스와 타이를 이뤘고, 골 득실 차 우위로 단독 1위가 됐다. 유벤투스는 23라운드 일정에 엘라스 베로나를 상대로 1-2 패배를 당하며 주춤했다. 콘테 감독은 "아직 스쿠데토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했지만, 유벤투스의 세리에A 9연속 우승을 저지할 힘을 충분히 보여줬다.

인터 밀란은 23경기에서 16승 6무 1패로 단 한 번 밖에 지지 않았다. 유벤투스는 17승 3무 3패로 승리가 더 많지만 패배도 많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인터 밀란의 유일한 패배는 지난해 10월 유벤투스와 홈 경기에서 당한 1-2 패배다. 인터 밀란이 우승을 이루기 위해선 3월 2일로 예정된 유벤투스 원정 리턴 매치 승리가 필요하다.

한편, 유벤투스는 14일 새벽 AC 밀란과 코파 이탈리아 준결승 1차전 경기를 치른다. 인터 밀란은 13일 새벽에 나폴리를 상대로 준결승 1차전 일정이 있다. 두 팀은 세리에A 우승과 더불어 코파 이탈리아 우승도 다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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