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했지만 마음껏 웃지 못했을 바르사, 메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더 용을 안아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키케 세티엔 감독 체제에서도 FC바르셀로나는 흔들리는 수비진을 다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우승 트로피를 위해서라면 

바르사는 10일(한국 시간) 스페인 세비야 에스타디오베니토비야마린에서 열린 2019-20시즌 라리가 23라운드에서 3-2로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도 2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23경기 28실점. 특별히 나쁘지 않은 실점 기록이지만 동시에 수비가 강하다고 하기에도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시즌 바르사의 클린시트 경기는 단 6번 뿐이다. 우승을 다투는 레알마드리드가 이번 시즌 12번이나 무실점 경기를 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실점 측면에서도 레알은 14골만 허용해 딱 바르사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것이 지난 2년간 라리가를 제패했던 FC바르셀로나의 기록이라면 다소 느낌이 다르다. 

실점만 따지면 리그에서 7번째로 좋은 기록이지만, 15위 레알바야돌리드는 바르사보다 3실점이나 덜 했다.(25실점) 우승을 원하는 바르사의 실점 기록은 분명 문제가 있다.

바르사는 키케 세티엔 감독 부임 뒤 최근 전방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하는 스타일을 유지하려면 전방 압박은 필수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에 따르면 세티엔 감독은 "충분히 좋아졌다. 전처럼 많은 위기를 노출하진 않는다. 경기하는 방식이 항상 불균형을 만들지만, 팀의 수비적인 태도에 상당히 만족한다. 후반전 실질적으로 거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바르사를 상대하는 법을 다른 팀들도 학습했다. 바르사를 만나는 팀들은 되려 바르사를 전방 압박해 공을 빼앗은 뒤 역습하는 형태를 자주 시도한다. 베티스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세르히오 카날레스에게 내준 페널티킥과 나빌 페키르에게 허용한 골 모두 후방에서 압박에 실수를 저지르고 역습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나왔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선수단 구성의 면면이 예전만큼 화려하지 않다. 제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이제 30대에 접어들어 예전보다 역동성이 떨어졌다. 최근 출전 기회를 잡고 있는 사뮈엘 움티티는 잦은 부상으로 가장 좋았을 때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비 문제에도 불구하고 선두 경쟁이 가능한 것은 공격력 덕분이다. 23경기에서 55골을 넣으면서 경기당 2골을 훌쩍 넘기고 있다. 이번 베티스전 역시 2번이나 리드를 빼앗기고도, 다시 따라붙은 것은 공격력 덕분이다. 결국 수비 불안에 흔들리지만, 바르사는 공격해야 사는 팀이다.

역시나 리오넬 메시의 맹활약이 중심에 있다. 메시는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만 14골과 11도움을 올리면서 경기당 1개를 넘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세티엔 감독의 전술적 선택도 일리가 있다. 베티스전에선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중원의 최전방에 아르투로 비달을 배치했다. 투톱인 메시와 앙투안 그리즈만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안 비달은 최전방과 중원을 오가면서 공수 모두에 기용했다. 메시와 그리즈만 모두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전술이다.

바르사의 목표는 이번 시즌에도 우승이다.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2014-15시즌 이후 결승 진출을 하지 못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탐이 날 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의 '동전 뒷면'엔 탄탄한 수비력도 필요하다. 이제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날 팀들은 라리가 팀들과 비교해 공수에서 더 강하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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