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새 외국인 투수 킹엄은 타점 높은 공과 완성도가 높은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KBO리그 성공에 도전한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두 10승 외국인 투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SK의 절대 과제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있다. 예상보다 더 좋은 몸 상태로 팀에 합류한 닉 킹엄(29)의 구위를 보면 희망은 커진다.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물론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앙헬 산체스(요미우리)와 헨리 소사(푸방)가 모두 팀을 떠났다. 세 선수의 지난해 승수 합계는 무려 45승이었다. 소사와 재계약 포기야 어느 정도 예상된 그림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 어느 팀도 쉽게 메울 수 있는 공백이 아니다. 하지만 시즌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큰 기대를 거는 선수가 바로 킹엄이다. 킹엄은 3년 전부터 SK가 꾸준히 눈여겨봤던 투수다. 전 소속팀인 피츠버그가 킹엄을 선발로 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영입하지 못했는데 올해 인연이 닿았다. 킹엄은 메이저리그 2년 동안 43경기 중 19경기에서 선발로 나섰고, 마이너리그에서도 꾸준히 선발로 뛰어 풀타임 선발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평가는 아주 좋다. 최상덕 SK 투수코치는 “킹엄이 몸을 잘 만들어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m에 가까운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고 빠른 공은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준다. 체감 구속은 스피드건에 찍히는 숫자 이상이라는 칭찬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여기에 선발로 오랜 뛴 선수라 그런지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고 있다. 변형 패스트볼은 물론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 등을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많다. 가장 큰 장점은 전체적으로 구종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평상시에는 ‘인싸’ 스타일의 유쾌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마운드에서의 승부욕도 강하다. 근래 들어 몸에 문제가 있었던 적도 없었다. 이 때문에 “확실히 수준은 있다. 기본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풀타임으로 뛰면 두 자릿수 승수는 가능하고, 관건은 15승 이상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느냐로 초점이 모아진다. 

킹엄도 새 팀, 새 환경에서의 설렘을 감추지 않고 있다. 기분도 좋다. 킹엄은 “라이브 피칭에 들어가기 전까지 이제 불펜피칭이 한 번 남았는데 지금까지는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시즌 때 던질 모든 구종을 실험하는 시간이다. 체력적으로 신경을 더 써야하긴 하겠지만, 지금까지는 좋은 불펜피칭이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환경 적응은 ‘역발상’이다. 킹엄은 “모든 것이 다르다”고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것이 똑같다. 야구는 스트라이크 세 개면 아웃 아닌가”고 했다. 이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나를 도와주고 반겨주고 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킹엄은 3년 전 앙헬 산체스, 조쉬 린드블럼(밀워키)와 피츠버그 조직에서 한솥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 특히 린드블럼과는 각별한 사이다. 산체스와 린드블럼은 모두 KBO리그에서 성공을 한 만큼 킹엄도 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킹엄은 쿨하게 “나는 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킹엄은 “생각해보면 뭔가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동기부여에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이 팀에 있고 팀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팀이 원하는 1년이고, 2년이고, 3년이고 이 팀에 있을 것이다. 지금은 지금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즌을 고대했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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