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메이저리그 올스타 헨더슨 알바레스가 KBO리그에서 재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국에서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로 여겨지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일대의 기회를 잡기 위한 수단이다. 여기 자신을 '2013년 노히터 기록의 주인공이자 2014년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소개하는 트위터 유저가 있다. 

이름은 헨더슨 알바레스 3세. 올해 나이 30, 현재 직업 무직. 5년 전만 해도 마이애미 말린스의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았고 6년 전에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금은 구직자다. 

▷ 2011년 토론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 2012년 풀타임 선발, 31경기 9승 14패
▷ 2013년 마이애미 이적.
▷ 2014년 커리어 하이 12승 평균자책점 2.65 올스타 선정
▷ 2015년 개막전 선발, 어깨 부상으로 4경기 등판
▷ 2017년 10월 1일 메이저리그 마지막 등판

어깨 수술이 그의 커리어를 터널 속으로 끌고 갔다. 류현진과 같은 관절와순 수술을 받았다. 구속은 회복했지만 수술 경력 탓에 좋은 제안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워싱턴 산하 트리플A 팀에서 24경기, 멕시칸리그 퀸타나 소속으로 6경기에 나왔다. 멕시칸리그에서는 전부 선발투수로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다시 구직자 신세다.

알바레스는 최근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린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에 두 차례 등판했다. 이름 없이 등번호 45번을 달고 낯선 땅 한국에서 온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벌였다. 그러면서 생각의 폭까지 넓어졌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기대했던 알바레스가 아시아 야구로 눈을 돌렸다. 

▲ 헨더슨 알바레스 트위터. 타석에는 KIA 유민상.
요즘 알바레스는 운동 말고도 신경 쓸 일이 많다. 트위터를 활용해 자신의 훈련 영상을 공개하고, 여기에 메이저리그 구단과 미국 유명 기자들을 태그하면서 '셀프 홍보' 하느라 바쁘다. 이제는 한국 기자들에게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행을 꿈꾸는 알바레스와 메신저앱으로 만났다. 

- FA 신분인데 지금 '독립리그 연합' 소속으로 경기에 나오고 있다.

"완전한 FA 신분이다. 계약된 팀은 없다."

- 아시아 야구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나. 언제부터 아시아 팀 진출을 생각했나.

"아직 아시아에서 뛰어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프로야구로 복귀하고 싶고, 가능하다면 수준 높은, 도전할 가치가 있는 곳에서 뛰고 싶다. 아시아에 관심이 많다."

- KBO리그 팀들은 외국인 선수를 3명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지금은 10개 구단 모두 외국인 선수와 계약한 상태다. 당장은 기회가 없다는 뜻인데,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 있나.

"지난해 멕시칸리그(트리플A)에서 뛰기 전 한국 팀의 제안을 받지 못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쨌든 (멕시코에서) 나는 아주 좋은 기록을 냈고, 지금 몸 상태도 좋다. 기회를 기다리겠다."

- 소속 팀이 없는데, 기다리는 동안 어떻게 운동할 생각인가.

"내 코치 '엘 카치'와 열심히 훈련하면서 복귀 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동시에 내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내가 어떻게 운동하고 있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에 대해 숨김없이 알리려고 한다. 나를 불러주는 팀이 있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

▲ 헨더슨 알바레스.
- 아시아에서 뛰었던 선수는 얼마나 알고 있나.

"아시아는 프리미어12를 위해 대만에 갔던 게 전부다(베네수엘라 대표로 대만전에서 3⅓이닝 무실점).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라면 베이비 샤크(헤라르도 파라, 요미우리)나 알시데스 에스코바(야쿠르트), 코코 발렌틴(블라디미르 발렌틴, 소프트뱅크)을 알고 있다."

-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 투구 수는 몇 개까지 가능하고 구속은 어느 정도 나오는지.

"지난해 프리미어12에도 출전했었다. 지금은 타자와 상대하면서 94~95마일(약 153km)이 나온다. 그런데 나는 구속보다 머리를 쓰는 투수다. 그럴 능력이 있다."

# 알바레스는 어디든 좋으니 다시 야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고 했다. 트위터 영상을 본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그를 보기 위해 스카우트를 파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깨 수술 후유증을 우려해 계약서를 내밀지는 않았다고. 알바레스는 "언제라도 내가 뛸 수 있는 곳이 생기면 꼭 바로 알려달라"며 복귀를 간절히 바랐다. 

▲ 알바레스가 보낸 '95마일' 인증 영상.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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