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불법 사인 훔치기 스캔들 이후 존중받지 못하는 팀이 됐다. 단순히 사인을 훔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투수를 흔들기 위해 '투구 버릇을 잡았다'고 조언하는 일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17년부터 2018년 중반까지 약 1년 반에 걸쳐 이뤄진 휴스턴의 '코드 브레이커' 스캔들은 시범경기가 막을 올린 뒤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휴스턴 타자들이 다른 팀 투수들을 말로 흔들었다는 추가 폭로까지 나왔다.

2017년까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었던 알렉스 콥(볼티모어)은 휴스턴 타자 중 하나가 경기 후 투구 습관을 지적했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느끼기에는 구위가 괜찮았는데도 난타당했는데, 휴스턴 선수에게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었다고. 그런데 이 경기는 휴스턴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렸다. 콥은 휴스턴 선수들이 자신을 농락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4일(한국시간) 블리처리포트는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가 승패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커리어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보도했다. 콥은 블리처리포트와 인터뷰에서 2017년 8월 1일 휴스턴전을 문제의 경기로 꼽았다.

▲ 알렉스 콥. ⓒ 연합뉴스/AP통신
그는 이 경기에서 3이닝 만에 안타 9개(2홈런)를 맞고 8실점했다. 2017년 29경기 가운데 유일하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날이자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을 기록한 날이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이 이 경기에서 끝났다. 이 4경기에서 콥은 30⅓이닝 동안 단 5점만 허용했다.

경기 후 한 휴스턴 선수가 그에게 다가왔다. 이 선수는 콥의 공을 칭찬하면서 구위는 좋았지만 버릇이 노출됐다고 얘기했다. 콥은 "뭐가 문제인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그냥 글러브에 뭐가 있다고만 했다"고 돌아봤다.

콥은 이 선수가 자신을 흔들기 위해 일부러 투구 버릇 얘기를 꺼냈다고 믿고 있다.

크리스 아처(피츠버그) 역시 탬파베이 소속이던 2017년 같은 일을 겪었다. 경기 후 휴스턴 선수가 그에게 영상 전화를 걸어 투구 버릇을 잡았다고 얘기했다. 사인 훔치기가 발각된 뒤, 아처는 지난달 미국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휴스턴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코드 브레이커의 주동자였던 카를로스 벨트란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다르빗슈 유(컵스)의 투구 버릇을 간파했다고 얘기했다. 이제 사람들은 그 말조차 믿지 않게 됐다.

콥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투수였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4년 57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모두가 콥처럼 '휴스턴에게 당한' 뒤에도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해 12월 2017년 시즌 미닛메이드파크 원정에서 난타당한 뒤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끝난 9명의 투수를 소개했다. 마이너리거로 재도전하고 있으면 다행이다. 은퇴한 선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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