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구위를 가진 핀토는 그 구위를 얼마나 현명하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최고 150㎞의 속도로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투심패스트볼의 위력은 일품이다. 변화구의 구위도 나름 수준급이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아직 모른다. SK 새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26)의 냉정한 현주소다.

올해 입단한 핀토는 애리조나 연습경기부터 현재 팀 청백전까지 좋은 소식보다는 그렇지 못한 결과를 자주 전했다. 한국에 온 뒤 가진 세 차례의 청백전 등판에서도 12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5.11에 그쳤다. 내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12⅓이닝 동안 탈삼진이 5개에 그친 반면, 볼넷은 7개에 이른다. 들쭉날쭉하다.

애당초 아주 일관성이 있는 투수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이 정도 구속에 그런 일관성까지 있다면 한국에 올 이유가 없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투구 수나 몸 컨디션이 수준에 미달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운영적인 측면에서 더 가다듬어야 할 것이 많다. 적응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개막이 밀린 게 핀토에게는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8일 청백전에서 핀토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2㎞에 이르렀다. 평균도 151㎞였다.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49㎞, 평균은 145㎞였다. 100% 컨디션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즌에 맞춰 어느 정도 몸 상태는 다 끌어올렸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다만 이런 패스트볼의 일관성이 다소 부족하고, 여기에 변화구 구사 타이밍 등에서는 보완해야 할 여지가 있다.

현재 성적에 SK 코칭스태프가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게 솔직한 기대감이다. 최상덕 투수코치는 30일 “구종의 구위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좋다”면서도 “잘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고, 아직 어린 부분도 있다. 그런 것을 컨트롤해야 한다. 어느 상황에 어떤 공을 던져야 하는지 더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과제를 뽑았다.

좋은 재료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타자들이 느끼는 위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핀토에게 갑자기 새로운 변화구를 던지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건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배합과 요령은 소통하고 실험하며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 SK는 그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타자들이 느끼는 공의 위력은 괜찮다. 28일 청백전에서 핀토의 슬라이더를 때려 홈런을 만든 최정은 “우타자 몸쪽으로 들어오는 투심의 구속이나 무브먼트 모두가 좋다”고 인정했다. 실제 이날 SK 타자들은 몸쪽 투심에는 고전했다. 리듬을 탔을 때는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기도 했다. 

다만 갑자기 밸런스가 흔들리는 경우, 그리고 2S 이후 결정구나 코스 및 변화구 배합 등에서 고전하는 양상이 몇몇 있었다. 다행인 것은 이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직은 시간이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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