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리그 생활을 잊지 않은 추신수는 가족들과 상의를 거쳐 통 큰 기부를 결단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추신수(38·텍사스)는 어려운 처지에 처한 동료들을 보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해 거금을 내놨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은 3일(한국시간) 추신수의 기부 배경과 그에 대한 추신수의 이야기, 그리고 추신수의 도움을 받게 된 선수들과 평소 그의 성품을 잘 아는 동료들을 인터뷰했다. ‘디 애슬래틱’은 추신수를 ‘퍼스트 클래스 가이’라고 표현하면서, “추신수는 마이너리그에서의 7년을 기억하고 있으며, 풀타임 빅리거가 된 뒤에도 그것을 잊지 않았다”고 치켜세웠다.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추신수는 애리조나 캠프가 코로나19 사태에 해체된 뒤, 추신수는 집으로 돌아와 기부를 아내와 상의했다. 그리고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과 만나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총 191명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각각 1000달러(약 122만 원), 총 19만1000달러(약 2억3500만 원) 상당의 기부 계획이었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추신수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5~20년 전보다 마이너리그 제도가 나아진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렵고, 특히 돈벌이가 그렇다”면서 “내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돕고 싶었던 이유다. 언젠가, 올해나 내년에 이 선수들이 빅리그에 올라와 우리의 우승을 도울지 누가 알겠는가.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다. 나는 재능이 있고 훌륭한 선수들이 돈을 벌기 위해 (야구 외에) 다른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내와 9개월 된 아기와 함께 아이다호주로 돌아간 오스틴 비벤스-딕스는 “그는 내가 만났던 남자 중 가장 멋진 남자 중 하나였다. 별로 놀랍지 않다. 그는 당장 그것이 꼭 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추신수의 평소 행실을 봤을 때, 그가 기부 결정을 내린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브랜든 맨 역시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특히 가족이 있는 남자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내 아내는 한국에서 왔고 그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그녀가 더 자랑스러워한다”고 소개했다.

불펜투수인 제임스 존스는 “내가 2016년에 여기에 온 뒤 그는 항상 일등공신이었다. 그는 매우 겸손하다”면서 추신수가 평소에도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해 파티를 여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고 증언했다. 존스 또한 “어떤 식으로도 놀라지 않는다. 이것은(기부) 그의 성격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 했다. 

포수 알렉스 코왈츠키 역시 “그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은 조금도 놀랍지 않다. 굉장한 소식이었다. 나, 우리 모두를 대표해서 그가 우리에게 기부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물론 개인당 1000달러가 엄청난 돈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추신수의 따뜻한 마음은 텍사스 조직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베테랑의 품격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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