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백전 무실점 행진으로 시즌 기대치를 높여가고 있는 김세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지난 오프시즌에서 숙원이었던 중앙 내야수 보강에는 실패했다. 다만 트레이드로 2차 드래프트로 즉시전력감을 수혈했다. 김세현(33), 채태인(38), 윤석민(35) 베테랑 3총사다.

이들이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은 아니지만, 적어도 팀의 미래들의 뒤를 받치는 활약을 기대한다는 게 SK의 심산이었다. 김세현은 아직 확실한 자기 경력은 없으나 지난해 적잖은 이닝을 던진 우완 불펜 요원들의 백업으로 적격이었다. 채태인 윤석민은 지난해 끈질기게 SK의 발목을 잡았던 타격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런 이론은 현실이 되고 있다. 세 선수는 캠프 당시부터 좋은 컨디션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부풀렸고, 팀 청백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 가며 개막 엔트리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염경엽 SK 감독도 “육성이라는 것은 젊은 선수들이 대주자, 대타가 아닌 주전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대신 승부처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세 선수가 그런 몫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다.

김세현은 청백전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5경기째 실점이 없다. 5이닝에서 허용한 안타는 딱 하나. 청백전이기는 하지만 거의 완벽한 성적이다, 채태인은 방망이가 가볍다. 베테랑의 노련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가볍게 치면서도 날카로운 타구를 날린다. 1루 수비도 건재하다. 1·3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윤석민은 SK 타선 운영의 숨은 키플레이어로 뽑힌다. 최정, 제이미 로맥의 체력 안배는 물론 경기 후반 승부수로 띄울 수도 있다.

염 감독도 지금까지는 만족이다. 염 감독은 완벽투를 펼치고 있는 김세현에 대해 “밸런스가 좋아졌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좋았던 때의 기억들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투수코치와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어떤 선수고, 어떨 때 어렵게 가는지 잘 알고 있다. 선수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채태인 윤석민의 가세로 경기 후반에 활용할 수 있는 대타 카드는 훨씬 더 많아졌다. 피곤해도, 타격감이 떨어져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경기에 계속 나가야 했던 최정과 로맥의 부담도 줄어든다. 염 감독은 “주전으로 쓰겠다고 데려온 것은 아니다. 그리고 스스로 어떤 임무를 해야할지 충분히 알고 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반겼다. 청백전 타격 컨디션도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

여기에 베테랑답게 팀에 빨리 녹아들며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도와준다. 현재 SK 야수진의 리더는 최정과 이재원이다. 두 선수는 김강민과 더불어 전면에 나서지는 않으면서도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는 몫을 한다는 게 염 감독의 칭찬이다. 이처럼 든든한 예비 전력을 확보한 SK는 주전으로 팀을 이끌어갈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선발 전력 이탈은 크지만, 다른 부분에서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면 SK도 해볼 만한 시즌이 될 수 있다. 세 베테랑은 분명 그 구상의 중심에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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