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주 모두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이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KIA 김규성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 선수들 지켜보시면 훈련 보시는 거 재미있을 겁니다. 어린 선수들인데 수비들도 생각보다 좋아요”

조계현 KIA 단장은 지난 2월 미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열린 팀 전지훈련 당시 팀 내야 훈련을 지켜보던 기자에게 ‘어린 야수’들을 추천(?)하고 지나갔다. 조 단장은 이들이 향후 KIA를 이끌어갈 선수들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가진 재능들은 충분하니 이제는 키우는 것이 자신들의 몫이라는 설명도 돌아왔다. 

많은 선수들이 세 군데서 날아오는 펑고를 받는 내야에는 신인 선수들과 아직 1군 경력이 없는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신인인 홍종표와 박민, 그리고 김규성이었다. KIA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2라운드 픽을 모두 내야수(박민·홍종표)에 투자했다. 3년 뒤를 내다본 내야 세대교체의 기수들로 봤다. 김규성은 “군에 다녀온 뒤 몸이 더 좋아졌다”는 조 단장의 흐뭇한 호평이 이어졌다.

세 선수는 캠프를 완주한 것에 이어 청백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레드팀의 내야를 나란히 책임졌다. 홍종표가 1번 2루수, 김규성이 2번 유격수, 박민이 3번 3루수로 나갔다. 활약도 쏠쏠했다. 김규성은 3안타에 도루 2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홍종표도 안타 하나를 쳤다. 고교 시절 최고 유격수 중 하나로 뽑혔던 박민도 타구질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 수비에서 깔끔한 모습을 선보였다. 

대개 신진급 야수들이 고전하는 것은 방망이보다 수비다. 하지만 세 선수가 지킨 레드팀의 내야는 무난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다들 프로 경력이 일천하지만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KIA의 기대감을 높였다. 더그아웃의 선배들과 코칭스태프도 흐뭇한 표정으로 이들에게 박수를 쳤다.

그 외에도 군에서 제대한 뒤 본격적인 KIA 생활을 시작한 내야수 최정용, 지난해 타격에서 뚜렷한 가능성을 보여준 뒤 캠프를 거쳐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선우, 잠재력 측면에서는 팀 야수 중 으뜸이라는 평가를 계속 받았던 황대인,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우성 등도 모두 20대 후반에 들어서기 전의 선수들이다. 이들의 청백전 성적 또한 나쁘지 않다.

KIA는 지난해 투수진에서 어느 정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2년 전 KIA 마운드와는 이름들이 상당수 달라졌다. 이제는 야수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 등 그간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선수들은 3년 뒤를 보장하기 어렵다. 이미 이범호는 은퇴, 안치홍은 이적했다. 지난해 이창진 박찬호의 발견이 수확이었다면, 그런 싹들을 더 키워야 지속적인 전력 유지와 발전이 가능하다.

이들이 모두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기는 어렵겠지만, 맷 윌리엄스 감독의 임기는 3년이고 베테랑들은 계속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보강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3년 안에 대권 도전을 노리는 KIA로서는 이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보여준 가능성과 성장세는 고무적이다. 이 선수들이 겪을 시행착오와 이것을 이겨내는 과정 또한 KIA의 올 시즌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손색이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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