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비공개된 MBC '구해줘 홈즈' 예고편. 제공|MBC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한 것일까. 불륜 행각으로 한 가정을 파탄시킨 이들이 MBC ‘구해줘 홈즈’에 예비 신혼부부 의뢰인으로 출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 현실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결국 ‘구해줘 홈즈’ 측 역시 문제가 된 이들 출연분을 편집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구해줘 홈즈’ 예고편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출연, 집을 구해달라고 요청해 가수 송가인과 배우 김기방이 나서 신혼집을 알아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그런데 방송 이후,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예비 신혼부부가 불륜을 저지른 간통 커플이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해당 글 작성자 A 씨는 전남편 B 씨와 2017년 결혼했지만, 잦은 다툼 끝으로 이듬해인 2018년 이혼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B 씨에게 내연녀 C 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C 씨 역시 B 씨가 유부남인 점과 A 씨가 만삭인 사실을 알고서도 B 씨와 내연 관계를 이어 갔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부도 상간 소송에서 C 씨는 B 씨가 배우자가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했고 이로 인해 B 씨와 A 씨의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인정, C 씨에게 A 씨가 받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A 씨는 지인의 연락으로 전남편 B 씨와 그의 내연녀 C 씨가 ‘구해줘 홈즈’ 예고편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린 아들에게만큼은 아빠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지 않아 좋은 말만 했었는데 행여 방송에 나오는 것을 아들이 보게 돼 받게 될 상처가 너무 걱정된다”며 “가능하면 해당 회차 방송이 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A 씨의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퍼졌고, B 씨와 C 씨가 출연한 ’구해줘 홈즈’의 예고편 클립 영상에는 이들을 질타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구해줘 홈즈’ 측은 예고편 클립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급기야 방송을 고작 이틀 앞두고 B 씨와 C 씨 출연분을 편집하기로 결정했다. 

▲ '구해줘 홈즈' 포스터. 제공lMBC

'구해줘 홈즈' 측은 "제작진은 관련 보도를 접하고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시청자가 느낄 불편함을 고려해 의뢰인이 노출되는 장면은 모두 편집할 예정"이라며 "의뢰인이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사연을 신청했고 사전 인터뷰를 했다"며, "프로그램 특성상 의뢰인이 찾는 매물은 다각도로 검증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모두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해줘 홈즈’ 측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고심 끝에 편집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당장 방송 이틀 전에 비상불이 켜진 셈, 무엇보다 최고의 스타 송가인이 게스트로 나서 이들의 집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예고된 만큼, 제작진 측에서도 이번 방송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을 터다. 

그러나 이 폭로 글이 거짓이라고 판명되지 않는 이상, 비난 여론이 거센 분위기에서 제작진 측은 편집, 방송 강행, 연기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최선의 대책을 결정해야 했고, 결국 편집으로 가닥을 잡았다. 무엇보다 초특급 게스트 송가인, 물리적인 한계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통편집보다는 논란된 이들이 의뢰인으로 출연하는 부분만 편집하는 것으로 현 상황에서 나름의 최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대다수 누리꾼들이 ‘구해줘 홈즈’ 측에 오는 19일 방송으로 예고된 B 씨와 C 씨의 출연 분을 편집하라고 요구했고, ‘구해줘 홈즈’가 일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만큼, 온 가족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불륜 남녀가 출연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이들은 당초 프로그램 측에서 해당 예고편을 비공개로 전환한 이유 역시 A 씨의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누리꾼들은 B 씨와 C 씨가 원성을 살 만했다며 뻔뻔하게 불륜을 저지르고도 또 염치도 없이 방송에 나간 것이 괘씸하다며, A 씨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의뢰인 조건에 맞춰 스타들이 집을 구해주는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방송화면 캡처

실제로 ‘구해줘 홈즈’는 스타들이 비연예인 의뢰인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으로, 해당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의뢰를 신청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B 씨와 C 씨는 스스로 방송 출연을 신청한 것이다. A 씨의 주장이 맞다면, 이들은 자신들이 불륜을 저지르고도 방송 출연에 개의치 않았다는 셈이다. 제작진 측 역시 "의뢰인이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사연을 신청했고 사전 인터뷰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구해줘 홈즈’가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만큼, 비연예인 출연자 검증을 꼼꼼해야 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신혼부부라면 이들의 연애 기간부터 빈틈없이 확인해야 했다며, 그런 과정 없이 출연 신청자를 무리하게 기용해 이러한 참사가 벌어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연자가 속이면 그만인데, 제작진 측도 자질에 대한 검증을 완벽하게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구해줘 홈즈’ 역시 피해자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제작진 측도 "프로그램 특성상 의뢰인이 찾는 매물은 다각도로 검증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모두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 '구해줘 홈즈'. 제공lMBC

사실 MBC는 최근 비연예인 출연 검증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방송인 광희 전 매니저의 과거 학교 폭력 논란, 코미디언 이승윤 매니저의 과거 채무 논란, 뿐만 아니라 MBC 각종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2018 러시아 월드컵 MBC 디지털 해설 담당을 맡은 BJ 감스트도 성희롱 발언 동조 논란에 휘말리면서 시름이 깊어진 바 있다.

이번에는 사회적 이슈로 민감한 논란인 만큼 ‘구해줘 홈즈’ 측도 도덕적 기준이 높아진 시청자들과 여론을 의식해 편집으로 결단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불륜 소재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어, 불륜 이슈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더더욱 매서운 상황. ‘구해줘 홈즈’가 방송 이틀을 앞둔 현시점에 해당 내용을 다시 어떻게 다듬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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