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소 무가 그려진 SK 관중석. 무(無)관중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관중들이 없으면 집중이 안 되지 않을까요".

2020시즌 신한은행 SOL KBO리그는 5일 초유의 무관중 개막을 맞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모든 프로스포츠가 중단되거나 개막이 연기된 것을 생각하면 개막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봐야겠지만 KBO리그 특유의 '뜨거운 응원'이 없는 경기는 어색할 듯 보였다.

선수들과 감독들도 관중들의 함성이 없이 고요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한다면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2020시즌 공식 개막전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5일 그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기발한 콘텐츠들을 선보였다.

SK는 개막을 앞두고 외야 2,222석을 관중들의 모습이 프린트된 현수막으로 뒤덮었다. SK 팬들의 사진(초상권 문제 없음)과 '무(無)관중'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채소 '무 관중'의 얼굴이 외야를 꽉 차보이게 했다. 1루와 3루 응원단상에는 각각 '건강하게 다시 만나요', '전력을 다해 싸워준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며 메시지를 담았다.

5일 경기 중에는 SK 응원단상에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인터넷 화상 응원을 하고 있는 팬들과 계속해서 교류하며 응원전을 이어갔다. 애국가도 유치원 어린이들이들의 노래가 '빅보드'를 통해 상영되면서 기존의 애국가를 대신했다. 이닝 중간에는 화상 응원 중인 팬들의 얼굴이 나오기도 했다.

▲ SK 빅보드에 화상 응원 중인 팬들의 화면이 뜨고 있다. ⓒ고유라 기자

이를 통해 선수들도 팬들이 계속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경기 후 한화 투수 워윅 서폴드는 "무관중이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오늘 1루쪽 응원단도 있고 응원가도 나와서 생각보다는 덜 어색했다"고 무관중 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다만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SK는 이날 서폴드에게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헌납하며 0-3으로 패했다. SK는 계속해서 '랜선 응원'을 이어가며 다양한 랜선 이벤트들을 선보일 예정. SK 선수단이 팬들의 응원에 부진을 털고 응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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